"자치경찰 조기 정착 기여" vs "자칫 자치경찰위에 줄서기 우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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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8 17:42  |  수정 2022-05-19 18:29  |  발행일 2022-05-19
[대구 자치경찰 1년 점검] <1> 경찰서장 자치경찰사무 수행 평가의 '명암'
자치경찰 조기 정착 기여 vs 자칫 자치경찰위에 줄서기 우려
지난해 5월20일 대구시청 별관에서 초대 대구자치경찰위원회 위원 임명식 및 현판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영남일보 DB>

자치경찰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대구를 비롯해 전국 자치경찰위원회(이하 자치경찰위)에서 자치경찰 사무 관련 경찰서장 평가를 시작했다. 각 시·도 자치경찰위가 일정 부분 경찰서장에 대한 평가를 맡는 것인데, 이를 두고 경찰과 시민 사이에선 긍정·부정 반응이 엇갈린다.

1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년 단위로 이뤄지는 자치경찰위의 경찰서장 평가는 관내 전 경찰서장에 대해 평가해 우수 시책 발굴 등을 평가,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실시되며 평가 방식 및 기준은 각 시·도 자치경찰위에서 자율적으로 수립한다.

근거 규정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30조. 해당 조항에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는 정기적으로 경찰서장의 자치경찰사무 수행에 관한 평가 결과를 경찰청장에게 통보해야 하며 경찰청장은 이를 반영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평가의 목적은 '자치경찰위에서 추진하는 주요 시책이 조기에 일선 현장에 정착하고 안정적으로 추진되도록 경찰서장 대상 주요 시책 수행 및 달성 노력도 등을 평가하기 위함'이라고 대구자치경찰위는 설명한다.

올해 대구자치경찰위의 경우 평가가 정성평가(65점)와 정량평가(35점)로 이뤄진다. 정성평가는 자치경찰위원 7명의 개별 평가 후 합산 방식, 정량평가는 자치경찰위 사무국 직원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개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부적으로 정성평가는 △주요 시책 추진 노력도 △정책 효과성 및 목표 달성 노력도 등을, 정량평가는 △자치경찰 업무 추진 협업 성과 △자치경찰 사기진작책 등을 평가지표로 삼는다.

정성평가 평가 항목에는 다른 평가 항목과 함께 '공청회, 간담회, 토론회, 워크숍, 설문조사, 전문과 회의 실적' 등도 포함된다. 또 해당 '실적'에는 자치경찰위원의 강연 등도 포함된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정성평가를 자치경찰위가 맡다 보니, 일각에선 일선 경찰 간부가 자치경찰위원에게 '줄서기'를 하거나 일부 자치경찰위원이 권한 남용을 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체 경찰서장 평가 점수에서 자치경찰 사무수행 평가가 차지하는 배점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서장들의 평가 점수가 비슷비슷할 경우 책임지휘 역량평가 항목 중 하나인 자치경찰 사무수행 평가 점수가 최종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경찰 한 관계자는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특정 자치경찰위원이 마치 '대구자치경찰'을 상징하는 것처럼 부각 됐는데,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자치경찰인가"라며 "일부 경찰 간부는 해당 자치경찰위원에게 잘 보이려는 듯한 행태도 보였다. 규정상 문제가 없더라도 자치경찰위원 신분에서는 이해 충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한 대학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치경찰제의 성공적 안착과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자치경찰위 스스로 자정 능력이나 엄격한 공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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