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일찍 찾아온 무더위, 대구시민 무더위 피할 장소 마땅찮아

  • 이남영,이동현
  • |
  • 입력 2022-06-21 17:48  |  수정 2022-06-22 08:23  |  발행일 2022-06-22 제8면
2022062201000664000026611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대구의 한 경로당 입구.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예년보다 빨라진 폭염에 외출한 시민들은 잠시라도 무더위를 피할 곳을 찾고 있지만, '무더위 쉼터'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경북 내륙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21일까지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전선 북상 소식에도 당분간 대구경북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예년보다 3주 가량 빠르게 다가온 폭염에 시민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21일 오전 11시30분쯤 대구 중구 동성로 거리 일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민들은 길거리를 걸으면서 연신 손으로 부채질하거나 그늘진 곳으로 걷는 등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무더위를 피할 장소는 마땅찮다. 특히 더위를 피하기 위해 지정된 '무더위 쉼터'도 규정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않아 시민들의 불만도 나온다.

대구 시내 무더위 쉼터는 1천19개 소에서 운영 중이다. 21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무더위 쉼터인 중·남구지역 경로당 5개소 중 개방됐다고 공지된 2개소는 문이 닫혀 있었고, 오전 9시에 쉼터를 개방한다는 곳이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문을 여는 등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 몇 대만 있는 무더위 쉼터도 있었다.

이날 무더위를 피해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을 찾은 정모(85·대구 남구)씨는 "나 같은 처지의 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무더위를 피해 주로 경로당을 찾고 있다"며 "우리 경로당은 1층은 여성, 2층은 남성이 이용하도록 구분돼 있는데, 한 층만 쉼터가 열리거나 문 개방 시간이 다를 때가 많아 헛걸음을 하는 등 불편함이 많다"고 말했다. 김모(여·89·대구 남구)씨는 "올해는 더위가 빨리 찾아와 경로당으로 오는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경로당이 열리지 않으면 은행을 가라고들 하는데, 고객이 아니고서야 오랫동안 머물기에 눈치가 보인다"고 토로했다.

대구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2여 년 간 무더위 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다 보니 아직 내부 청소, 시설 미비 등 준비가 덜 된 곳도 있지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18억4천5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스마트 그늘막, 쿨링 포그 등 더위를 식힐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이동현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