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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사회부기자 |
기자 생활을 하며 대통령과 자치단체장의 취임 초반 행보를 직·간접적으로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기자에겐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 첫 번째는 문재인 전 대통령. 2017년 6월 말, 당시 취임한 지 갓 두 달밖에 되지 않은 한국 대통령이 독일에 온다는 소식을 베를린에서 취재하던 중 교민들을 통해 우연히 듣게 됐다.
그때 기자와 인터뷰를 했던 한스 모드로 전 동독 총리도 자신이 며칠 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다고 했다. 실제 2017년 7월6일 문 전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에서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과 통일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
두 번째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지난 5월24일 대구세계가스총회 개회식 참석을 위해 대구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중구의 한 따로국밥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기자의 눈에 포착됐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에 온 시민들 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따로국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식당 종업원,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잠깐의 정을 나눈 뒤 식당을 떠났다.
특정 정치인 혹은 그들을 배출한 정당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好不好)와 별개로,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의 취임 초반 행보를 기사에 담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취임 초반 대통령이나 단체장들은 자신감에 넘치고, 국민은 잠시라도 희망을 품는다. 기자는 나름의 방식으로 문 전 대통령의 '평화', 윤 대통령의 '소통'이라는 첫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각자의 판단을 구했다.
최근 기자는 한 자치단체장의 취임 초반을 마주하고 있다. 바로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지난 1일 민선 8기 대구시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조직개편과 공공기관 구조 개혁 추진 등 취임 직후부터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구시 브리핑이나 홍 시장 자신의 SNS를 통해 개혁 과제가 쉴 새 없이 발표되는 통에 기자도 관련 기사를 쓰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의 첫 메시지는 '혁신'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새 시장이 취임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분석이나 평가를 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홍준표호(號)의 첫걸음이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보겠다.
노진실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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