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 대구 수돗물 독소 공방 가열…환경부 "같은 분석법에도 수돗물 녹조독소 미검출"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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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0   |  발행일 2022-08-10 제11면   |  수정 2022-08-1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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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대구 달성군 낙동강수상레저센터 인근에서 초록색 녹조가 피어올라 있는 모습.
대구 수돗물 독소 검출과 관련한 환경단체와 환경당국의 끝 모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8일 백브리핑을 통해 낙동강 수계 정수장에서 조류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에서 지난 2일 대구·부산·경남지역 정수장 5곳(문산·매곡·화명·덕산·함안칠서)의 수돗물을 대상으로 ELISA법(효소결합면역흡착분석법)과 LC-MS/MS법(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방법 모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주장속
환경단체와 동일한 ELISA법
낙동강 정수장 5곳 조사 발표
"녹조, 수돗물 안전 영향 없다"

낙동강 보 개방 주장 환경단체
"일방적 조사 신뢰 못해"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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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구시의 취수원 다변화 대상지 중 한 곳인 낙동강 해평취수장 인근에도 녹조가 창궐해 녹조물이 해평취수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환경부의 이 같은 분석은 대구 수돗물과 관련한 시민단체의 우려가 커지면서 이뤄졌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달 21일 채취한 대구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고산정수장에서 0.226ppb, 매곡정수장에서 0.281ppb, 문산정수장에서 0.268ppb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구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등으로 인해 '수돗물 안전'과 관련해 민감한 도시다. 그런 만큼 시민들의 혼란이 커지자, 대구시는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여부를 밝힌 부경대의 분석 방식이 연구용인 ELISA 분석법으로, 환경부가 정한 '먹는 물 수질 감시 항목' 분석 방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더해 환경부가 이날 ELISA법에서조차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환경단체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단, 환경부는 남조류가 거의 나오지 않는 상류 운문댐에서 물을 취수한다는 이유로 고산정수장을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이번 분석이 환경단체의 분석과 시기가 달라서 동일한 수돗물을 가지고 분석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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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물이 흘러든 해평취수장 모습.
환경부는 심각한 녹조 상황이 수돗물 안전에 끼치는 영향도 없다는 주장이다. 조류독소는 정수처리과정에서 제거된다는 것이다. 특히 "낙동강 본류에서 취수하는 정수장은 100% 고도정수처리 공정이 도입돼 있어, 보다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녹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뚜렷한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녹조를 방지하려면 하천의 유속을 높여야 하는데 낙동강이 가뭄인 탓에 유속을 빨리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낙동강수계 다목적댐 저수량은 현재 12억t으로 예년보다 4억t가량 적다.

환경부의 발표를 두고 시민단체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양측의 '수돗물 공방'은 이어질 모양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환경부의 일방적인 조사로 정확히 신뢰할 수 없다.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 조사였다면 민간과 같이 검증했어야 했다"며 "이미 신뢰에 금이 간 상황에 일방적으로 조사해놓고 문제없다고 발표하는 것은 단순한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도 계속 현장조사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수질분석뿐 아니라 낙동강 근처에서 생산되는 농작물, 어류에 대한 독소 검사 등을 통해 모든 것들이 오염돼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아이들 급식에 이런 재료들이 여과 없이 사용된다는 점 등도 밝혀냄으로써 최종적으로는 환경부가 낙동강 수문을 여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ELISA법도 장점이 있는 만큼, 원수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LISA법의 경우, 분석자 숙련도 등에 따른 변수가 크고 정확도가 낮은 반면, 분석 시간이 비교적 짧은 장점이 있고, LC-MS/MS법 분석자에 따른 변수가 적고 정확도가 높지만, 오랜 분석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글=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사진=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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