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무솔리니' 등장…유럽 휩쓰는 극우돌풍

  • 입력 2022-09-27   |  발행일 2022-09-27 제11면   |  수정 2022-09-27 06:58
이탈리아 우파연합 총선 승리
伊 첫 여자총리·극우리더 탄생
경제 위기·반이민 정서 타고
佛·스웨덴 등 극우정당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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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주요 정치세력으로 올라서고 스웨덴에서는 원내 제2당이자 집권당 연합의 제1당이 된 극우세력이 이탈리아에서도 기염을 토했다.

25일(현지시각) 치러진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세력이 주축이 된 이탈리아 우파 연합은 투표 뒤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예상대로 상·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의 변방으로 치부되던 극우 세력이 주류로 거듭나며 이제는 유로존 내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의 집권 세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는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2차대전 이후 집권한 첫 극우 지도자가 될 것이 거의 분명해 보인다.

우파 연합이 승리한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생활고 속에 지난 정부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의 표가 정부지출 확대, 대대적인 감세를 공약한 Fdl에 쏠리면서 멜로니는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누렸다.

극우 세력이 힘을 키운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민과 난민에 적대적인 정서도 이들이 외연을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

지난 11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선 네오 나치에 뿌리를 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20% 넘는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라 화제가 됐다. 프랑스도 지난 6월 총선에서 유럽의 간판 극우 정치인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이 정통 보수정당 공화당을 제치고 우파 간판이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나치와 파시즘 망령의 부활을 방불케 하는 유럽 극우세력의 약진과 관련해 일종의 '공포의 정치'가 작동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란, 인플레 등 잇단 위기와 관련한 대중의 두려움을 자극함으로써 기성 정치집단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극우세력이 내놓은 '대안'에 눈을 돌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버밍엄대 닉 치즈먼 정치학과 교수는 "식료품·주유비 상승,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 하락, 불평등 증가, 계층 이동 감소, 이민에 대한 우려는 극우 지도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절망감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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