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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이대성(왼쪽)이 4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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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이대성(왼쪽)이 1월 26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에이스'는 라운드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지만, 팀은 5연패 수렁에 빠져 버둥거리고 있다.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이하 가스공사) 이대성은 6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MVP에 올랐다. 이대성은 총 109표 가운데 20표를 획득하면서 안양 KGC인삼공사 변준형을 제쳤다.
이대성은 4라운드에서 경기당 평균 34분 59초를 소화하는 '강철 체력'을 자랑했다. 또한, 평균 20.7점을 책임지면서 국내 선수 가운데 1위이자 다랄 윌리스(서울 삼성·평균 22.6득점)에 이은 전체 2위의 화력을 뽐냈다. 어시스트도 경기당 3.4개(전체 12위)를 기록했다.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던 2018~2019시즌 6라운드 MVP에 선정됐던 이대성은 생애 두 번째 라운드 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가스공사는 4라운드 9전 2승 7패의 암담한 성적표를 남겼다.
가스공사는 현재 5연패 중이다. 지난달 26일 원주 DB 4라운드 원정부터 이달 4일 홈에서 펼쳐진 수원 KT와의 5라운드 첫 경기까지 연달아서 졌다. '봄 농구' 진출 티켓 확보 경쟁 상대인 KT와의 2연전(1월 31일, 2월 4일) 연패가 유독 뼈아프다.
가스공사도 핑곗거리는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SK 원정과 29일 KGC 원정에서 연달아 3차 연장전, 1차 연장전을 치르며 방전됐다. 승리라도 챙겼더라면 힘을 낼 법했는데, 두 경기 모두 2점 차로 아쉽게 놓쳐서 정신적으로도 지쳤다.
외인 용병 머피 할로웨이가 개인 사정으로 '시즌 아웃'을 외쳤다가 번복한 일도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KGC전(1월 29일)을 앞두고 할로웨이가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았던 가스공사는 데본 스캇이 홀로 부담을 짊어졌고, 결국 역전패 했다.
더군다나 다시 돌아온 할로웨이는 KT와의 연전에서 첫 경기 21득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으나, 두 번째 경기에선 8득점 5리바운드로 부진했다. 특히, 4일 KT전에서는 4쿼터 막판 역전을 바라보던 시점에 결정적인 턴오버(실책)를 무려 4번 연속 기록하면서 패배의 원인이 됐다.
이런 와중에 이대성이 라운드 MVP를 차지한 것은 그만큼 이대성이 처참한 팀 성적을 무시할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펼쳐보였다는 증거다. 반면에 가스공사의 '이대성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칠 대로 지쳤고, 부상까지 안고 있는 이대성이 빠지면 가스공사의 추락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3승 24패를 기록 중인 가스공사와 봄 농구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전주 KCC(17승 20패)의 격차는 4경기로 벌어졌다. 시즌 종료까지 17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따라잡기 쉽지 않다. 하필 오는 8일 홈에서 만나는 창원 LG는 이번 시즌 가스공사에 4전 전패 굴욕을 안긴 천적이다. 팬들은 이미 6연패를 각오하고 있다.
가스공사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기세가 오른 이대성을 그대로 두고,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방법이다. 나머지 하나는 이대성 의존도를 낮춰 보호하고, 팀 전체가 새로운 실험에 돌입하는 것이다. 가스공사가 '희망'과 '타협'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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