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득 5만불 시대, 구미가 선도한다

  • 김장호 구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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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5  |  수정 2023-02-15 09:04  |  발행일 2023-02-15 제25면

[기고] 소득 5만불 시대, 구미가 선도한다
김장호 (구미시장)

이례적이다. 대통령이 지방의 한 도시에서 오전과 오후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신설된 첫 회의를 주재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그간 개별 부처에서 이뤄지던 정책을 국가적 차원으로 논의하기 위한 첫 회의라는 점에서 이번 일정은 좀처럼 드문 일이다. 그만큼 사안이 엄중하다는 의미다. 감사하게도 대통령의 그 이례적이고 강력한 의지가 발현된 도시가 바로 구미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이 구미를 찾아 제1차 인재양성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구미국가산업단지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는 등 꽉 찬 일정을 보낸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뿐 아니다. 윤 대통령은 SK실트론 투자협약식에도 참석해 인재 양성과 과학기술, 반도체 위기 극복 의지를 표명하며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여 줬다. 대통령의 파격적 행보에 구미시장으로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움을 느낀다.

구미는 1969년 제1호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 이래 대한민국 소득 1만 불 시대를 열고 3만불 시대를 선도해 온 지역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일찍부터 산업과 인재 간 유기적 협업체계를 구축해 국내외 변화와 성장에 적절히 대처해 왔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선견지명 덕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전자산업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당시 전자공업을 국가수출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국가산업단지인 구미공단을 조성했다. 그리고 공단 인근에 학교를 세웠다. 오늘의 금오공대와 금오공고, 전자공고다. 덕분에 구미는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공급하며 긴밀한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인재양성 흐름의 변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기울어진 운동장, 혁신 노력 부족 등으로 인해 구미가 예전 같지 않다. 사실상 고사 직전이다. 기업이 해외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일자리를 찾아 구미의 청년들도 따라 나갔다. 이대로 가면 과거 대한민국의 산업발전을 주도하고 대구경북을 먹여 살리던 구미도 머잖아 침체한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 일자리와 교육은 지방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다. 이러한 때 마침 구미의 기업들이 지역 대학과 고교 인재를 파격적으로 영입할 수 있는 체제가 가동됐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지역산업기반 인재양성체계 구축을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도 중앙정부의 대학 지원 예산과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하겠다며 힘을 실었다. 지역 주도의 산업인재 양성에 일단 숨통이 트였다.

침체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살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구미로서는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등을 통해 산업체질을 바꿔야 한다. 현재 구미에는 SK실트론, 매그나칩 반도체, 원익큐엔씨 등 359개사에 달하는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이 집적해 있다. 이들 기업이 지속 투자할 수 있도록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국가 5산단 약 560만㎡(169만평)도 추가 조성 중으로 기업 투자 시 시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한편 대구경북신공항에 들어서는 군공항 덕분에 구미는 안보 측면에서도 안전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구미는 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도할 준비가 돼 있다. 구미와 경북,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 인재양성, 기술혁신을 원팀으로 추진하려 한다. 이러한 혁신과 도전이 지방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새롭게 써 내려갈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로 대한민국 소득 5만불 시대를 구미가 다시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

김장호 (구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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