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중립 실천하며 커피 마시기

  • 김수연 영남대 식품경제외식학과 겸임교수
  • |
  • 입력 2023-02-14  |  수정 2023-02-14 08:31  |  발행일 2023-02-14 제21면
[기고] 탄소중립 실천하며 커피 마시기
김수연 (영남대 식품경제외식학과 겸임교수)
지구 온난화로 폭염·폭설·산불·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30년 사이 평균 기온이 1.4℃ 상승하는 등 온난화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Zero)'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의 혁신 및 상용화, 국민인식과 생활양식 변화를 전제로 한 경제적 부담과 편익, 식량·에너지 안보 등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 가속화로 2050년까지 '넷 제로(Net Zero)'가 가능할까. 멀게만 느껴졌는데 희소식이 들려 왔다. 유엔환경계획과 세계기상기구 등은 공동 발간한 오존층 평가보고서를 통해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이에 필자는 커피 애호가로서 커피 소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작은 실천을 제안해 본다.

커피머신(커피 한 잔당 탄소배출량 대략 60.29g) 대신 드립 커피(커피 한 잔당 탄소배출량 대략 10.04g)를 음용하면서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한 번 두드려봤다. 드립 커피를 내릴 때 필터를 사용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종이필터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종이필터는 100% 펄프로 제작되는데, 아무리 종이라 하더라도 자연에서 분해되기까지 5개월 이상 걸리고, 대량의 쓰레기에서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강릉의 'ㅌ'커피전문점에서는 PLA(Poly Latic Acid) 옥수수 커피필터를 판매하고 있으며 'ㅊ'커피에서는 난방을 위해 매장 내에서 목재펠릿을 사용하며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는 옥수수에서 녹말을 분리해 포도당으로 발효 후 젖산으로 응축시켜 생산되는 친환경 소재다. 유전자 변형(GMO)을 거치지 않은 옥수수를 기반으로 한 'NON-GMO PLA수지'를 사용해 인류와 생태계에 무해하다고 한다. 기후변화협약(UNFCCC)이나 유엔 산하 정부간협의체(IPCC)에서는 목재가 탄소중립 연료임을 인정하고, 화석연료 대체에너지로 권고하고 있다. IPCC 산정방법에 따르면 목재펠릿 1t을 사용하면 유연탄(석탄) 604.65㎏을 대체해 이산화탄소 1.48t 감축이 가능하다. 대기환경보전법상 대기오염물질 배출계수에 따르면 목재펠릿은 유연탄 대비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이 20분의 1 수준이다.

커피 생산지역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헌신적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과테말라 커피 생산지역 중에서도 험준한 곳으로 알려진 엘 인헤르또(El Injerto)농장이 대표적이다. 1874년부터 4대째 명성을 이어오고 있으며 'Cup Of Excellence' 1위를 여덟 번 거머쥐었다. 최초로 탄소발자국 감소 인증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토양 오염물질 및 제초제 감소, 커피 가공용 수자원 절약, 야생동물 보호, 토양 및 자원 보존, 지역사회 발전, 생활환경 개선 등 'Rainforest Alliance, Carbono Neutro' 인증 농장이다. 대구 'ㅋ'커피전문점에서는 2010년 공식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을 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세상의 기본원칙은 '생산×유통×소비'로의 연결성, 즉 곱셈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느 한 단계라도 '0'이 된다면 지속 가능은 불가능하게 된다. 곱셈의 법칙을 한 번 더 상기하면서 최종 소비자들이 탄소발자국 감소 인증을 받은 곳을 이용하길 청해 본다.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커피 한 잔 어때요.

김수연 (영남대 식품경제외식학과 겸임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