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쇠퇴일로의 대구약령시 보존·육성 방안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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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7  |  수정 2023-02-17 06:46  |  발행일 2023-02-17 제23면

대구약령시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이 개설된 지 10년도 안 돼 최근 문을 닫았다. 약령시가 침체의 길을 걸으며 이곳 체험관을 찾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약령시를 찾은 인원은 4만5천명으로 5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36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소중한 자산인 약령시의 소멸 위기를 더 이상 두고 봐선 안 된다.

약전골목으로 불리는 남성로 일대엔 한의원과 한약방, 약업사, 제탕제환원, 한방식품, 인삼사 등 한방 관련 180여 점포가 밀집해 있다. 1658년 한약재 유통의 효율성을 위해 1년에 두 번 개설돼 오던 것이 약령시의 효시다. 오늘날 국내 최고(最古)의 약령시로 한국기네스위원회의 인증도 받았다. 일제시대 땐 한약재 유통뿐 아니라 독립운동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연락 거점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유·무형적 가치가 큰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규모를 확대해 오던 대구약령시는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주변 개발과 한방 시장 위축에 따라 점포 상당수가 문을 닫은 것. 약령시의 약재상 대부분이 70대의 고령이라 관계당국의 보존 의지가 없다면 수십 년 내 소멸을 걱정해야 할 형국이다. 약령시 부흥을 위해 TF 구성을 약령시보존위가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구약령시는 문화관광 자원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한의학 관련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어 전국적으로 특화된 곳이다. 한방의 맥은 한번 끊어지면 아무리 돈을 들여도 되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유의 상징성과 역사성 때문이다. 관계당국과 약령시보존위원회는 지금이라도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실질적 보존·육성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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