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레이더] 한국인은 모르는 한국 밖 K팝

  •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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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1  |  수정 2023-02-21 07:17  |  발행일 2023-02-21 제12면

[경제 레이더] 한국인은 모르는 한국 밖 K팝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코로나19 기간 K-pop의 팬덤 성장은 SNS 트래픽과 앨범 판매량에 집중됐다. 그러나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이후에는 SNS와 앨범 밖의 영역으로 글로벌 팬덤의 활동이 확대되면서 전보다 다각도로 해외 팬덤의 성장을 살펴봐야 할 필요성을 낳고 있다. 대부분 K-pop 아티스트의 유튜브 조회 수가 2022년 하반기 이후 감소한 것과 달리 세계 최대 음악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를 통해 확인되는 월간 청취자 수는 오히려 역대급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앨범 수출액 성장률 둔화와는 별개로 일본, 미국 등 핵심 지역에서 음반 원 성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공연 부문에서도 단위 공연의 규모 확대와 더불어 지난해 원가 인상으로 마진 축소를 감내했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 10~20% 사이의 단가 인상이 일어나면서 양적, 질적 측면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 유튜브 조회 수와 앨범 수출액 양 측면에서 한국 이외 지역에서 제1의 K-pop 소비 지역으로 등극한 일본의 성장 양상과 원인을 살펴보면 앞으로 K-pop의 성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예전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던 시장이라고 간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반원 지표는 물론 신인들의 콘서트 강도로 미뤄 봤을 때 K-pop의 인기 강도는 코로나19 이전과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 10대를 중심으로 일본 내 점유율이 확대되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코로나 구간에 일본에서 K-pop에 대한 열기가 거세진 구조적 배경에는 일본 10대의 디지털 체류 시간 증가가 있다고 본다. 일본 내 매체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는 가운데 기존 일본 아이돌(쟈니스계, 4846계 등)은 SNS를 통한 팬덤 확보에 적합하지 않은 형태로 운영되어왔기 때문이다. '모바일 네이티브'로 자란 일본 10대의 디지털 소통·콘텐츠에 대한 잠재수요에 부응하는 동시에 언어와 구성원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기존 그룹들로 어필하기 어려웠던 층까지 팬덤을 확장한 것이 아닐까.

원인은 차치하고라도, 10대를 잡았다는 현상 자체가 고무적이다. 당장 가처분 소득은 낮지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득이 증가하면서 아티스트에 대한 지출도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신오쿠보'의 핫플레이스 등극 케이스에서 볼 수 있듯, 세대 간 유행의 전파자 역할도 한다. 10대에서 인기 강도가 유지되는 한 K-pop의 일본 내 점유율 성장 추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유튜브와 음반 수출 기준으로는 이미 일본 대비 반절 수준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는 미국에서도 현지화 그룹들이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 한국 밖 K-pop은 높은 강도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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