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바라보며

  •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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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7  |  수정 2023-02-28 08:08  |  발행일 2023-02-27 제24면

[기고]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바라보며
박영기〈대구시체육회장>

3월8일 대구에서도 26개 조합장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이번 제3회 조합장선거를 바라보니 지난해 12월15일 치렀던 민선 2기 대구시 체육회장선거 과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민선 1기 체육회장선거 땐 후보자가 없어 단일후보로 투표 없이 당선됐지만, 민선 2기 체육회장선거에는 3명의 후보자가 나와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예전에 미처 몰랐던 많은 것을 알게 된 소중한 계기가 됐다. 또 한편으로는 지역 체육의 위상이 높아진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기도 하다.

이번 조합장선거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치러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합원이라는 제한된 선거권자와 선거운동을 후보자만 할 수 있다는 점, 선거운동 방법이 극히 제한되는 점, 기부행위 위반자의 과태료 및 신고자 포상금 제도 등 지난해 체육회장 선거와 공통되는 사항이 많다. 하지만 매번 조합장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론매체를 통해서 고소·고발 소식이 들려오고,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당선이 무효되는 현실을 보면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조합장선거의 공식 슬로건이 '깨끗한 경쟁과 현명한 선택은 희망찬 조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알고 있다. 이러한 슬로건을 달성하고 조합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후보자와 선거권자인 조합원들의 성숙된 자기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후보자들은 표를 의식한 당장의 눈가림식 공약이 아니라 실현 가능하고 조합원에게 정말로 필요한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 첫째도 조합원, 둘째도 조합원, 셋째도 조합원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진 후보자가 출마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조합장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대부분은 그 지역에서 서로 친분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물론 선거 결과에 대해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를 할 수 있는 대인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향후 지역 조합의 단합과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정경유착과 돈 선거는 광복 이후 우리 선거사에 나타났던 고질적인 악습이다. 이러한 악습은 돈 선거를 근절하겠다는 국민의 의지가 반영된 공직선거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반면, 특정 선거인으로 구성된 조합장 선거에서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조합은 특성상 마을 단위, 사업 단위를 기본으로 한다. 이 때문에 선거인 대부분이 혈연·학연·지연으로 연결돼 있다. 돈 선거 근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조합원 여러분이 후보자의 공약사항이나 인품 등 그 자질을 보고 투표를 한다면 큰 틀에서 조합의 발전과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IT 강국인 우리나라는 많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폭넓은 정보공유와 빠른 소통으로 유권자들이 많이 현명해져서 이런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위탁선거를 맡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와 선거권자인 조합원들이 잘 알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 정말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교육과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 끝으로 이번 제3회 조합장선거에서 후보자와 조합원의 뼈를 깎는 자기성찰을 통해 조합장선거가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박영기〈대구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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