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증하는 대구지역 고독사…'강 건너 불구경'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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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7  |  수정 2023-02-27 06:58  |  발행일 2023-02-27 제27면

가족·간병인 등이 없이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대구지역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은 9.9%로 전국 평균(8.8%)을 웃돌았다. 특히 노년층을 넘어 중·장년층에까지 고독사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심각성을 아무리 경고해도 모자람이 없다. 노년층 인구만을 놓고 보면 고독사는 70대 이상의 문제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전국 70대 이상 고독사는 전체의 20%가 채 되지 않는다. 50~60대가 전체의 60% 가까이다. 특히 이 연령대 남성은 실직·이혼·질병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전직하다. 때문에 가정·사회로부터 단절·고립되는 경우가 많아 고독사 위험에 취약하다. 실효성 있는 맞춤형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작금의 경제난이 지속할수록 고독사는 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다. 고독사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이 응축돼 빚어진 비극이라 하겠다.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지자체가 고독사 예방 사업을 펼치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그럼에도 고독사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심히 걱정스럽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심정으로 행정당국의 가일층 분발을 당부한다. 'AI 안부전화'와 '말벗' 같은 사업도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빈틈없는 추진이 필요하다. 같은 고독사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시행 중인 선진 예방 사업도 적극 벤치마킹하길 바란다. 촘촘한 예방 매뉴얼도 중요하지만 지자체는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라는 마음의 자세로 취약 가구를 찾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달라. 그들이 세상 밖으로도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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