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나이지리아의 새 지폐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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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7  |  수정 2023-02-27 07:03  |  발행일 2023-02-27 제25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나이지리아의 새 지폐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현재 나이지리아의 현금지급기 앞에는 사람들의 긴 줄이 있다. 현금을 못 찾아 발을 동동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은행에 불을 질러버리는 사람도 있다. 중앙은행이 신권을 발행하여 4개월 안에 구권과 교환하라고 했으나 문제는 현금지급기나 신권이 턱없이 모자라는 데 있다. 한 젊은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여성은 젖먹이를 떼놓고 새벽같이 와서 줄을 섰지만 하도 새치기가 많아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녀는 돌아갈 차비도 없었다. 신권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브로커가 성업 중인데 신권을 인출해 주는 수수료가 인출금액의 30%에 달하기도 한다.


이 신권발행이 바로 그저께(25일) 있었던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있었다. 지난 20여 년간 평화적 정권교체가 한번 이뤄졌기에 이 나라는 아프리카에선 민주주의 모범국가지만 총인구의 60%가 빈곤층이고 사회불안, 부정부패는 어느 나라보다 우심하다. 선거 때마다 이런 문제의 해결 공약이 단골 메뉴이며, 현 정부의 신권발행도 부정 및 부패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사회불안은 주로 납치, 유괴, 테러를 말하며 폭력 집단에겐 그것이 짭짤한 돈벌이 수단이고 직업이 되어 있다. 납치에는 학교 학생, 기차 승객 등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작년과 재작년엔 3천4백건의 납치에 564명이 살해당했으며, 보코 하람과 IS 끄나풀이 지난 5년간 죽인 사람만도 1만명이 넘는다. 신권을 발행하는 이유가 신권으로 몸값 치르기를 불가능케 하기 위함에도 있다. 또 다른 이유로 위폐방지, 현금비축, 매표행위 근절을 든다. 이번 대선에서 한 정치인이 체포되었는데 그는 미화 현금 50만달러와 표 매수자 명단을 가지고 있었다. 정치인의 범죄 지능이 국가시책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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