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소백산 케이블카'의 3번째 도전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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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2  |  수정 2023-03-02 11:29  |  발행일 2023-03-02 제22면

[취재수첩] 소백산 케이블카의 3번째 도전
손병현기자〈경북부〉

경북 영주시는 인구 10만명 붕괴를 코앞에 둔 위기 상황이다. '2040 인구추계'에 따르면 특별한 미래 발전 동력도 없어 인구 감소율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은 첨단베어링국가산단 조성과 관광산업이 마지막 남은 지역의 미래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관광산업은 흔히 '굴뚝 없는 공장'이라 할 만큼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다. 세계 유명 관광지 대부분은 산악지방에 있고, 관광산업 수익의 최대 20%가량이 산악관광에서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토 절반이 산으로 이뤄진 산악국가다.

자연과 문명이 조화로운 산악 관광지로 유명한 국가는 스위스다. 스위스가 발간한 '로프웨이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스위스에선 2천433개의 로프웨이 시스템이 연방이나 주의 승인을 받아 운행된다. 그해 겨울철 수익이 로프웨이 운송 수익을 포함해 3조원에 달했다. 반면 국내 케이블카 수는 41개소 143개에 불과하다.

영주는 '소백산'이라는 아름다운 관광자원이 있다. 소백산은 예로부터 지역의 희로애락을 간직하고 한없이 베풀어 '어머니 산'이라 불려왔다. 화려하고 웅장하진 않지만, 골골이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 때문에 영주시는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앞서 두 차례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환경 관련 이슈와 경제적 타당성 등의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최근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 환경 이슈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문명의 발전도 인류가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이런 가운데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기조에 최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사실상 허가됐다. 이보다 앞서 영주시도 소백산 케이블카 사업을 또다시 꺼내 들었지만, 의회가 발목을 잡았다. 시는 설악산 사례를 동력 삼아 또다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케이블카를 설치해도 친환경 설치공법 등으로 스위스처럼 자연과 문명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케케묵은 논리에서 벗어나 개방적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경제적 타당성은 물론 충분한 논의와 검토는 필수적이다.

소백산뿐만 아니라 국내 10여 곳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당선된 박남서 영주시장처럼 세 번째 케이블카 사업 도전도 성공해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도약할 것을 상상해 본다.
손병현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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