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상류 철거 안한 '제방'… "수질 오염 부추겼다"

  • 손병현
  • |
  • 입력 2023-04-17  |  수정 2023-04-15 11:49  |  발행일 2023-04-17 제10면
저조한 담수율 댐건설 전 제방 그대로
제방 안 물 각종 오염 물질 농축돼 악취 심각
댐 주변 하천 정비한 곳 곳곳에 폐골재 수년째 방치
오염 물질이 아닌 조류의 일종 '와편모조류'로 밝혀져
영주댐 상류 철거 안한 제방… 수질 오염 부추겼다
영주댐 상류에 담수율이 저조하자 드러난 제방으로 인해 고인 물이 생기면서 각종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자제공>
영주댐 상류 철거 안한 제방… 수질 오염 부추겼다
영주댐 유사조절지 인근에 마치 기름이 유출된 것 처럼 검 갈색의 띠가 형성돼 있다. <독자제공>

완공한 지 6년이 지나도 '미준공' 상태인 경북 영주댐 상류 지역에 최근 붕어가 집단 폐사한 것과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의 주먹구구식 댐 건설로 인한 수질 악화가 원인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영주댐 상류 15㎞ 두월리 일대와 유사(流砂)조절지 주변에서 붕어 집단 폐사가 확인됐다. 유사조절지는 모래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보조댐이다.

붕어 집단 폐사가 확인되자 지역 환경단체에선 "폐사한 물고기 주요 종(種)이 3급수인 '붕어'라는 건 영주댐 수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증명"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수자원공사가 댐 건설 당시 기존에 있던 제방(堤防)을 모두 철거하지 않아 수질 악화를 더욱더 부추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년째 영주댐 담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데다 최근 강수량 부족으로 상류에 그대로 방치된 제방 안에 고여있던 물에 각종 오염 물질이 농축되면서 '썩은 물'이 됐다는 의혹 때문이다.

인근 주민 장모씨(65·이산면)는 "수년째 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방 안 논과 밭 등에 고인 물에서 악취가 풍겼다"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환경부에 민원도 넣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민원이 제기되자 수자원 측이 임시방편으로 제방 일부를 절개했고, 그 사이로 고여있던 물이 그대로 방류됐다"며 "이후 유사조절지 인근에는 마치 기름이 유출된 것처럼 길게는 수백m까지 검 갈색의 띠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영주댐 상류 철거 안한 제방… 수질 오염 부추겼다
영주댐 주변 하천을 정비한 곳에 폐골재가 수년째 방치돼 있다. <독자제공>

게다가 댐 주변 하천을 정비한 곳곳에 폐골재가 수년째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보자 김모씨는 "댐 주변 하천 정리한 곳곳에 재활용 골재와 돌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하천 정비과정에서 폐골재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일반 건설 관련 업체가 이렇게 엉터리로 공사를 했다면 징역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 관계자는 "마치 기름이 유출된 것처럼 보이는 검 갈색 띠의 정체는 조류의 일종인 와편모조류로 밝혀졌다"며 "붕어 폐사의 원인을 파악한 결과, 수질 문제가 아닌 산란기 가뭄 등 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댐 주변 하천 정비한 곳에 폐골재가 수년째 방치된 것에 대해선 자재의 정확한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손병현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북지역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