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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경북 영주 서천 문정 야외 물놀이장 내 수영장이 흙탕물과 진흙으로 가득 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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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부터 폭우가 쏟아지고 보름 가량 흐른 지난 2일 영주 서천 문정 야외 물놀이장 내 수영장에 고였던 물은 거의 말랐고, 진흙은 그대로 방치된 가운데 '위험, DANGER, 안전제일'이라고 빨간 글씨로 적힌 테이프 한쪽 면은 뜯겨져 있다. |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경북 영주 지역 피해 응급 복구율이 90%를 넘어선 가운데 일부 시설물에 대한 안전조치 미흡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도로와 교량 등 공공시설과 주택 등 사유시설 피해 접수 720건 중 92%인 660건의 응급 복구를 완료했다.
특히 주택 84곳, 축사 6곳, 문화재 10건의 침수 피해 응급 복구는 모두 완료했다. 도로 파손 350건, 하천 유실 270건의 복구율도 각각 95%, 88%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매년 여름 '영주 지역 어린이들의 피서지'로 각광 받아왔던 서천 문정 야외 물놀이장도 수마를 피하지 못했다. 물놀이장 내 수영장이 물에 잠기면서 바닥 분수 등이 망가졌고, 맑은 물로 가득 차야 할 수영장 안에는 흙탕물과 진흙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때문에 시는 지난달 말 개장 예정이었던 물놀이장을 올해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조성 초기부터 각종 안전사고로 구설에 올랐던 이 물놀이장 내 수영장에 대한 미흡한 안전조치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흙탕물과 진흙으로 가득 찬 수영장에 시민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시가 조치한 것은 '위험, DANGER, 안전제일'이라는 빨간 글씨로 적힌 테이프 한 줄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지난달 17일부터 보름간 그대로 방치되면서 4개 면 중 두 개 면은 이미 테이프가 뜯겼고, 위험을 안내하는 표지판이나 어두운 밤 이곳의 위험을 알려주는 장치조차 없었다.
특히 2005년 조성된 이 수영장은 조성 초부터 하천관리법과 체육시설법 등의 문제가 지적된 바 있었다. 특히 2007년엔 강풍에 의한 시설물 파손으로 관리자 3명이 감전사고를 당하며 운영이 6년간 중단되기도 했다.
2013년 다시 개장한 후 또다시 3년간 운영하지 못하다가 2016년 재개장한 이 수영장은 이후 약 2주간 운영에 매년 수억 원의 시설 보수비와 운영 경비 등이 투입됐다. 장마철엔 자주 물에 잠기면서 복구에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등 혈세 낭비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영주시체육회가 위탁 운영 중인 이 시설은 여전히 법 위반 소지를 모두 해결하지 못한 채 수십 년간 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운영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근을 자주 산책한다는 시민 박모(47·가흥동) 씨는 "매년 여름이면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이곳이 최근 물에 잠겨 폐허로 변했다"며 "어두운 밤에 산책할 시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 이모(37·여) 씨는 "지난해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보냈던 이곳이 폐허로 변해 올해는 이용할 수 없다니 무척 아쉽다"며 "그동안 이 시설은 운영했다가 중단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시민들이 꾸준히 이용할 수 있도록 적당한 장소에 제대로 된 물놀이 시설을 만드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주시 관계자는 "폭우가 쏟아질 당시 접근을 막기 위한 충분한 안전 조치는 했었고, 복구는 현재 우선순위를 고려해 차례로 진행하고 있다"며 "문정 야외 물놀이장은 수영장이 아닌 물놀이장으로 체육시설법 위반 소지가 있던 위생 기준에 저촉되지 않고, 그에 맞는 수질검사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글·사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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