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생태 감수성과 생태 감응력 교육이 시급하다

  • 임성무 대구 화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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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3 08:25  |  수정 2023-12-12 10:59  |  발행일 2023-11-13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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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화동초등 교사)

기후위기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후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 느끼고, 아주 가끔 불안해하지만 심각하다거나 절박하다고 인식하지는 않는 것 같다. 생태계 파괴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의 문제이지 나무나 풀, 새 이름에도 관심 없는 내가 나설 문제는 아니다. 세계 곳곳에 자연재해로 물리적인 피해, 경제적 피해, 생태계 붕괴가 일어나 안타깝기는 하지만 IPCC가 경고하듯 앞으로 피해가 연쇄적으로,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또한 예측불가능하게 영향을 준다고 하고 특정 지역, 특정 지역 사람들에게, 가장 힘없는 사람, 비인간 생명체, 비생명체에게 먼저, 더욱 강하게 피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해서 투발루 같은 나라가 걱정되기는 한다.

그래도 난 잘 모르는 문제이기도 하고, 당장 먹고사는 내 생활이 급해서 자세하게 알고 싶어도 여유도 계기도 없다. 세계에서 열번째 안에 들어갈 만큼 잘사는 우리나라가 기후 악당, 기후 얌체라는 비판을 받지만, 어차피 세상은 불평등하고, 딱히 지금 내 앞에 닥친 문제보다 크지 않으니 내가 나설 일도 아니고, 생활 방식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정부나 자본도 기후위기가 인류에게 닥친 심각한 문제라 말하지만, 자칫 경제가 어려워질지도 모르니 개발을 멈추거나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 안 된다. 오히려 지금은 새로운 국가경쟁력을 기르는 기회라고 한다. 정부가 이러니 부모들도 별수가 없다. 안 그래도 바쁘고 힘든 일이 많은데 괜히 내가 나서서 기후위기를 말하거나, 기후위기를 막자고 오지랖을 떨 필요까진 없다. 더 알면 기후 불안이나 기후 우울증만 생길 것이니 굳이 나설 필요까진 없다고 외면한다.

교사들은 어떨까? 교육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도 않는데 기후위기를 가르치고, 직접 기후행동을 하도록 참여권을 가르치다가 왜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드느냐는 민원이 생길지 모르니 적당히 지켜보자. OECD가 유네스코가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한 교육의 목적을 재정립하라고 하지만 그건 교육 학자들이 늘 하는 말이고, 그런 보고서가 있는지도 처음 듣는다. 교육청이 생태전환교육 실천을 하라고 하지만, 그건 여러 정책 중 생색을 내려고 만들어 교사에게 업무나 가중하는 일이니 적당하게 하고 보고하면 될 일이다.

그나저나 생태전환은 또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학교 형편이 이렇다고 말하는 나로서도 이런 현실 때문에 우울만 늘어 간다. 가을을 타는 것 때문은 아니다.

그래도 교사들은 내가 가르치는 것이 과연 아이들의 삶을 온전히 만드는 데 선한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며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수년 전 나는 논산 대건고등학교를 방문해서 PESS교육을 배우고 놀란 적이 있다. 기존의 역량을 기르는 Study에 집중해온 학교 교육에서 소홀히 여겼던 신체적(Physical) 측면에 더해 품성으로서 정서적(Emotional) 측면인 EQ와 영적(Spiritual) 측면인 SQ를 강조했다. 사람들 누구나 살아가면서 안다. 인생에는 지식으로만 해결되지 않는 역설이 있고, 신체가 건강해야 의지가 생기지만 순리를 따라야 할 때가 있고, 내 감정을 넘어 이웃에 대해 공감해야만 유연해지고 자유를 느끼며 공동체와 일치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렇게 전인교육을 해야 지적능력에 더해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고, 세계를 재해석하며 의식을 계발하고, 실천적인 생활을 하는 전인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교육과정이다. 전인교육을 이렇게 모형으로 설명한 것이 놀라웠다.

며칠 전에는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교육모형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조아라 박사의 연구 결과를 들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생태환경의 위기를 걱정한 교사들은 생태 감수성(Ecological Sensitivity)을 중요하게 여기며 실천해왔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가 닥치면서 감수성에 더해 생태 감응력(Ecological Affect)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기후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감지·인식해야 하지만, 자칫 불안이나 우울함에 빠질 수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함께 공감하고 책임지며 권리를 실천하는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여기서 학습과 연대(소통)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자기실현(기후행동에 참여하고 실천)으로 나가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의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역량을 갖춘 기후위기 시대의 지구생태시민으로 성장하게 하자는 것이다. 나는 이 생태 감응력 교육모형이 반가웠다. 나는 이 모형이 생태 감수성, PESS, 발달과 관계, 연대와 협력의 교육과 함께 발달단계에 맞게 이른 시일 안에 구체화되어, 교사들이 실천하도록 깊이 있게 연수가 되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러려면 대구교육청이 IB 교육을 선도하듯이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교육정책으로 연구에 나서길 바란다. 절박함에서 나온 요청이다.

임성무 〈대구 화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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