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52만명 쓰는 '대구로'…누적 주문 618만건·거래액 1483억

  • 이지영
  • |
  • 입력 2024-03-15 08:12  |  수정 2024-03-15 08:55  |  발행일 2024-03-15 제20면
'대구로' 출시 2년6개월…시민생활 종합플랫폼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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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공공형 배달 플랫폼에서 시민생활 종합플랫폼으로 변신한 '대구로'가 오는 5월이면 출범 1천일을 맞는다. 3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벌써 52만명이 가입했다. 대구 인구의 22%가 회원이다. 배달주문 건수도 지난달 기준 600만건을 돌파했다. 대구로는 2022년 6월 택시 호출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시민생활종합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배달·광고 수수료 크게 낮춰
빅3 앱 점유율 90% 상황에도
월평균 23만건 유지 '선전' 중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출발

대구시는 2021년 8월 물류 솔루션 개발 전문기업 '인성데이타'와 손잡고 대구형 배달 플랫폼 '대구로'를 개발했다. 대구로는 민간 배달앱의 높은 수수료와 과도한 마케팅 비용 청구로부터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중개수수료를 2%로 낮췄다. 카드 결제 수수료는 민간 배달앱보다 1%포인트 내린 2.2%를 적용했다. 가맹점은 노출반경을 직접 결정하고, 별도 광고비 없이 홍보할 수 있게 했다. 가맹점들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돕기 위해 앱 결제는 실시간으로 정산했다.

14일 대구시에 확인 결과, 지난달 말 기준 대구로 회원 수는 52만7천명이다. 가맹점 수는 수수료 부담에 시달리던 자영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1만7천800곳으로 늘었다. 지난 2년 6개월간 총 배달주문 건수는 618만4천건, 거래액은 1천483억원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에도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가입자는 19만8천명으로 2022년(14만6천명)보다 35.6% 늘었다. 주문거래량도 건재하다. 지난해 6월까지 배달주문 건수가 소폭 줄었지만, 7월 이후 월평균 23만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민간 배달 앱 '빅3(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가 전체 배달시장의 90% 이상 점유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구로'의 선전은 괄목할 만하다. 시는 지난해 9월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대구로 시장(지역) 점유율을 16.9%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턴 대면결제만 가능했던 결식아동급식카드를 대구로와 연계시켜 비대면 주문이 가능해졌다. 대구로에서 '아동급식' 표기가 있는 가게에 주문하면 아동급식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전국 최초 시도다. 배달비는 대구시가 지원한다.

아동급식카드 결제 서비스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간 편의점을 주로 이용했던 아이들은 배달로 다양한 음식을 자유롭게 선택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제40회 지역정보와 연구과제 발표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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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홈페이지〉

현재 대구로에서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8천여 곳이다. 아동급식 카드 결제 건수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11만2천건, 거래액은 20억6천억원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로는 민간앱 대비 배달 및 광고 수수료를 크게 낮추고, 익일정산 시스템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로 탄력적인 가게 운영이 가능해졌다"며 "서비스 출범 이후 현재까지 민간 배달 앱 대비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은 81억원 이상 절감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택시·버스·전통시장 등으로
서비스 영역 계속해서 넓혀가
전국 첫 아동급식카드 연계도


◆카카오 대항마 '대구로 택시'

시는 2022년 12월 대구로앱에 '대구로택시' 서비스를 탑재했다. 지역 택시호출시장이 대기업 '카카오T' 탓에 운동장이 완전히 기울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기획됐다. 택시 기사에겐 낮은 수수료를, 이용 승객에겐 할인 혜택을 지원했다. 특히 택시앱 서비스 개시 후 6개월간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도록 했다. 이후엔 건당 200원을 부담하고, 월 3만원의 수수료만 받았다. 카카오택시는 택시 기사에게 콜 수수료로 매달 20만원을 받는다.

택시 호출 서비스는 배달 서비스보다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출시 1년여 만에 카카오택시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로택시에 가입한 택시는 총 1만1천158대, 대구 전체 운행 택시(1만3천536대)의 83%다. 출시 1년 만에 대구 택시 5대 중 4대가 가입했다.

지난 1년간 월평균 호출 건수는 23만건, 누적 거래액은 590여억 원이다. 택시호출시장 점유율은 16%까지 끌어올렸다. 지역 자본(190억원)의 역외 유출도 막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34만8천건(24억4억2천만원)의 거래실적을 올렸다. 앱을 통한 기사 배차 평균 시간은 10초, 승객탑승 평균 시간은 2~3분이다. 타 지자체 공공 택시 앱보다 월등히 빠르다. 카카오T가 전국 택시 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타 지자체 택시 호출 앱 대부분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대구로 택시의 이 같은 활약은 민생경제 개혁의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영역 확대에 나선 '대구로'

대구로는 서비스 영역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대구로를 통해 전통시장 상품을 구입하면 배송을 해준다. 지난해 9월 달서시장부터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구로 전통시장 코너에 등록된 23개 점포, 300여 개 상품이 대상이다. 지역은 달서시장 중심 2㎞ 이내다. 감삼동·본리동·본동·성당동·송현2동은 전부 배송한다. 송현1동·죽전동·두류3동·용산1동·월성1, 2동은 일부지역에 배송이 가능하다. 현재 7개 전통시장, 392개 상점이 대구로에 입점했다.

'시내버스 운행정보 제공 서비스'도 출시했다. 대구로 앱에 버스 노선 번호나 정류장 명칭을 입력하면 버스의 도착 예정 시간 및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발지·도착지를 입력하면 탑승가능 버스를 알려주는 '경로 찾기' 기능도 있다. 기존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달리 버스의 운행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도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자주 탑승하는 버스나 정류장을 등록(즐겨찾기)하면 매번 검색할 필요 없이 메인 화면에서 해당 버스의 실시간 운행 현황을 알 수 있다.

올해 3월부턴 지역 내 12개 이전 공공기관과 협약을 맺고 '기업전용 비즈니스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들 기관이 대구로택시로 출퇴근하거나 기관장이 출장을 가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대상 기관은 한국가스공사, 한국부동산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신용보증기금, 한국장학재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사학진흥재단, 중앙교육연수원, 중앙병역판정검사소, 중앙119구조본부 등이다. '대구로페이' 7% 할인판매, '대구로' 연계 5% 추가할인도 시작했다. 대구로 및 대구로택시 이용자는 '대구로페이'로 결제 시 총 12%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규가입 고객에게 5천원 할인쿠폰 발행 등 이용 활성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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