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일상의 미술

  • 김채윤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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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8 08:12  |  수정 2024-04-08 08:13  |  발행일 2024-04-08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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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윤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 담당)

전통적 개념의 제도화된 전시공간을 벗어나 공공의 장소에 놓이는 미술, 즉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전시되는 작품을 '공공미술'이라 정의할 수 있다. 특히 요즘 공공미술은 한정적이며 물리적 공간에 그치지 않고 소통의 핵심 공간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일부 공공미술의 경우 참여 주체 간 이해 충돌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기도 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작품을 구매·설치했음에도 대중의 관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예술성으로 인한 거부감, 관리와 운영의 부재로 인해 흉물로 전락한 사례는 이미 국내에서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예술·공공·대중성 모두 공공미술이 성립하기 위한 필수요건인 만큼 기획과 운영에 신중해야 한다. 공공미술에 있어서 소유권과 관리의 책임이 귀속되는 작품의 구매보다 기간을 정해둔 대여를 통한 공급은 많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성아트피아는 2017년부터 지역민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 예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자 음악·연극·미술 분야의 지역 문화 예술진흥사업인 수성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미술 분야에서는 수성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1년 이상 거주하거나, 작업실 주소를 둔 시각예술작가를 대상으로 '미술작품 대여제'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처음 시작 당시 지역 공공기관에서만 35점을 전시했으나, 7회째인 지난해에는 공공기관 10개소, 민간기업 12개소에 46점을 전시하는 등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도 미술의 공공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인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한 문화예술계에는 예술인 지원 사업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고, 이때 즈음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22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공간의 문화적 재창조, 주민의 문화 향유 증대라는 지향점을 목표로 추진되었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공공성의 영역에 해당하는 미술활동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향유하는 공공미술이 △예술 창작활동 활성화 △도시 환경 개선 △지역민 문화 향유 인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주체와의 소통·협업을 바탕으로 신중한 접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김채윤〈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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