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 EU, 환경 및 인권 지속 가능성 실사법 채택과 그 의미

  •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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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3  |  수정 2024-06-13 07:04  |  발행일 2024-06-13 제22면
생산·판매 全주기 '인권 잣대'
환경 악영향 해결 의무 부과
韓기업도 적용 얼마 안 남아
정부 차원 지원책 마련하고
대응 전문가 공급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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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영남대 교수

2024년 5월24일 EU(유럽연합) 이사회는 회원국들이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 실사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CSDDD))을 승인했다고 발표하였다. 기업들이 그들의 생산품을 위한 원료로부터 생산, 판매, 재활용까지의 가치 사슬 전반에서 인권과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해결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최종적으로 채택한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이 지침의 최종 채택은 상당히 불확실했다. 이 법안이 이사회에서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지 못하자 법안이 수정되어 적용 대상 기업의 수가 크게 줄어들고, 법안이 전면적으로 시행되기까지의 일정이 연장되었다.

CSDDD는 유럽위원회가 2022년 2월 처음 제안한 것으로, 기업들이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 평가, 예방, 완화, 해결 및 시정하기 위한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동 노동과 착취로부터 오염 및 배출, 산림 파괴 및 생태계 파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포함된다. 또한 이 지침은 기업들이 파리 협정 목표(지구 온난화를 1.5℃로 제한)에 맞춰 사업을 조정하는 전환 계획을 채택할 것을 요구하며, 회원국들이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을 위해 감독 당국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U 의회와 이사회는 2023년 12월에 새로운 법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지만, 독일이 기업에 미칠 관료적 및 잠재적 법적 영향에 대한 우려로 규제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한 후, 1월의 이사회에서 승인 투표가 연기되었다. 이탈리아도 이후 지원을 철회하면서, 프랑스가 새로운 규칙의 적용 범위를 EU 내 최대 기업으로 대폭 축소하려는 마지막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2월 말에 최종적으로 통과하지 못했다. 법안에 대한 상당한 타협 후, 이사회는 3월에 수정된 CSDDD를 최종 승인했다.

주요 변경 사항 중 하나는 법안의 적용 대상 기업 수를 크게 줄이는 것이었다. 기준은 직원 수 500명에서 1천명 이상으로, 매출은 1억5천만유로에서 4억5천만유로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이 새로운 기준은 CSDDD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는 기업 수를 약 3분의 2로 줄였다. 추가적인 변경 사항으로는 법안의 단계적 시행이 포함되었다. 직원 수 5천명 이상 및 매출 15억유로 이상의 기업은 2027년부터, 직원 수 3천명 이상 및 매출 9억유로 이상의 기업은 2028년부터, 법안의 범위에 포함되는 모든 다른 기업은 2029년부터 시행된다.

지난 2~3개월은 이 법안의 EU 이사회 통과 여부에 전 세계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 법안은 ESG경영으로 알려진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정량적으로 제시하는 명확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유럽 내에서도 반대의견이 있을 만큼 기업에는 크나큰 숙제가 될 것이지만 지구 온난화와 인권의 말살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도입되어야만 하는 법안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큰 기업부터 서서히 CSDDD기준을 따라야 국제무역에 동참할 수 있다는 뜻이 되며,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이 법안의 적용 대상이 될 날이 몇 년 남지 않았다는 것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정부는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속히 알리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며, 이 분야의 전문인력의 양성 또한 매우 시급하게 지원되어 기업에 공급되어야 할 것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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