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공감 다문화공동체 라디오 방송프로젝트 'Eㅣ주민이 Sㅏ랑하는 Gㅣ구의 녹음실' 에 참여한 이주민과 지역 대학생이 라디오방송제작교육을 마친 후 수료증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처음엔 떨렸지만, 라디오 제작 기술을 배우면서 점점 흥미로워졌어요.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워요."
베트남에서 온 두엉반탄(25)씨는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하는 다문화 ESG 라디오 방송 프로젝트 'Eㅣ주민이 Sㅏ랑하는 Gㅣ구의 녹음실'의 참여자다.
이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관 다문화서비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환경과 문화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구성원 간 소통과 공감을 키우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지난 4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이주민 4명과 지역 대학생 5명이 팀을 이뤘다. 모두 생소한 라디오라는 매체 앞에서 처음엔 어색했지만, 전문 강사와 함께한 교육 과정을 통해 조금씩 목소리 내는 법을 배워갔다. 그리고 작가, 엔지니어, 진행자 등의 역할을 맡으며 팀워크를 쌓아가는 중이다.
두엉반탄씨는 팀원들과 함께 기획안과 대본을 검토하고, 다양한 나라의 환경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활동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연습 시간마다 모국어와 한국어를 오가며 책을 읽고, 각국의 환경 문제를 소개하는 원고를 함께 검토하고 다듬는다. "고향 이야기를 한국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제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조심스레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녹음실'이라는 프로젝트명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라디오를 제작하는 공간이라는 기능적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푸르고 울창한 자연, '녹음(綠陰)'이란 상징이다.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콘텐츠 제작이 아닌, 우리가 함께 지켜가야 할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유다.
성서 지역은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화적 단절과 소통의 한계는 존재한다. 이 프로젝트는 문화적 거리를 라디오라는 매체로 좁혀보려는 시도다. 낯선 언어도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도 누군가의 진심이 담기면 분명히 닿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두엉반탄은 그중 하나다.
김병우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미디어 접근 기회가 적었던 이주민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사회 전면에 드러내고, 지역 안에서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주민의 목소리로 전하는 라디오 방송 'Eㅣ주민이 Sㅏ랑하는 Gㅣ구의 녹음실'은 매월 첫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 FM89.1MHz 또는 SCN성서공동체FM 홈페이지와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구나 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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