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폐암 걸렸다 싶으면 때는 늦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0508/20050816.010181937330001i1.jpg) |
사진 좌로부터 이주일, 이병철 삼성창업주, 율 브리너, 게리 쿠퍼. |
한국인 사망원인 가운데 부동의 1위가 암이다. 2위인 뇌혈관질환과 3위 심장질환에 비해 월등히 높다. 각종 암 가운데 발병률은 1위가 위암이지만 사망률은 폐암이 1위다. 폐암은 매우 악성이고 완치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ABC방송 간판 앵커인 피터 제닝스도 지난 7일 향년 67세로 폐암진단 4개월 만에 숨졌다. 3대 암 가운데 위암과 자궁암은 감소 추세인 데 반해 폐암은 여전히 증가추세다. 미미한 금연율과 청소년·여성 흡연의 증가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흡연에 의한 폐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 폐암 발생률은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흡연은 폐암 외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원인의 90%를 차지한다. 이들 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힘들거나 불가능해 평생 치료를 요한다. 폐는 폐 실질(허파꽈리가 있는 부위)과 기관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폐암의 85∼90%가 기관지에서 생기고, 10∼15%가 폐 실질에서 생긴다. 보통 폐암이라고 하면 기관지에서 생긴 기관지암이 대부분이다. 전이성폐암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암이 발생, 폐로 옮겨온 악성종양을 말한다.
#폐암의 종류와 원인
폐암은 소(小)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75~85%를 차지한다. 편평상피암, 선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편평상피암은 흡연과 관련이 높다. 선암은 폐 주변부에 잘 생기고, 흡연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발생한다. 소세포암은 전체 폐암의 15∼25%를 차지하며 악성도가 매우 높다. 폐암은 1·2·3·4기로 나눈다. 1·2·3기는 다시 A·B기로 나눠진다. 4기는 다른 장기나 폐의 다른 부분으로 전이된 경우로 흔히 말기라고도 한다.
폐암의 원인은 흡연이 가장 많다. 흡연은 폐암뿐만 아니라 후두암, 구강암, 방광암 등 거의 모든 암 발생의 원인인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이 직접 흡연하는 경우는 물론이지만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면서 담배연기를 마시게 되는 간접흡연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그외에 석면이나 방사선 노출, 공해, 유전적 요소 등이 있지만 흡연에 비하면 위험성이 덜하다.
#폐암이 왜 위험한 병인가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수도 가장 많다. 2002년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26.2명으로 위암 24.5명, 간암 23.1명보다 많다.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진단 당시에 이미 3기 이상의 진행성 암의 비율이 높아 수술받을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진단이 늦다는 게 예방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폐암은 증상이 없다. 폐 실질에는 통증 감각이 없어서 암이 생기더라도 통증이 없다. 기관지내에 폐암이 생기면 기침을 하게 된다. 폐암 환자의 80% 이상이 흡연자이기 때문에 기침이 있어도 담배 때문에 생긴 기침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이 자라 기관지를 막게 되거나 더 진행되면서 늑막에 물이 차게 되거나, 폐 실질에 광범위하게 침범하게 되면 숨이 차게 된다. 이 경우는 완치가 힘든 병기로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흉통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역시 늑막이나 주위 장기를 침범한 경우가 많다. 목소리가 쉬거나 흉강 내 대정맥이 막혀 얼굴과 목이 부어오를 수도 있다. 이미 수술할 수 있는 병기를 놓쳤음을 의미한다. 즉 문제는 폐암의 특징적 조기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그 외에 뼈나 뇌 등으로 원격전이가 생겨서 통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는 4기에 해당된다.
#치료법
폐암도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근치적 절제술은 병기 1·2기와 3A의 일부 환자에서만 가능하다. 이들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기의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에 완치율이 낮은 것이다. 현재 5년 생존율이 1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모든 암 가운데 가장 낮은 완치율에 속한다. 비소세포암은 조기(1·2기·3A 일부)에 진단되면 근치적 수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3A기의 일부는 항암화학요법 또는 방사선병용요법 후 수술, 3B와 4기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등이 있다. 근치적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20~33%에 지나지 않는다.
#예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아예 청소년기에 흡연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폐암의 80∼90%는 금연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흡연자에서 폐암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조기발견이지만 아직 검증된 조기검진방법은 없다. 정기적 신체검사에서 이상이 없었어도 흡연자나 과거 흡연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다거나 혈담 등 폐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으면 즉시 정밀검사(CT, 기관지내시경 등)를 받아야 한다.
폐암은 몇 년에 걸쳐서 서서히 자라는 경우도 있고, 발생한 부위에 따라 흉부사진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CT만으로는 어느 정도 진단은 할 수 있지만 확진은 아니므로 반드시 조직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도움말굝 전영준(계명대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건강] 폐암 걸렸다 싶으면 때는 늦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0508/20050816.010181937330001i2.jpg) |
계명대 동산병원 전영준 교수가 만성폐쇄성 질환자에게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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