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성장통과 족저근막염

  • 입력 2007-04-24  |  수정 2007-04-24 07:52  |  발행일 2007-04-24 제18면
헷갈리기 쉬운 병…자칫하면 큰 낭패본다
성장통
[건강] 성장통과 족저근막염

초등 4학년인 박찬희 어린이는 지난해 말부터 발 뒤꿈치와 발바닥이 쑤시고 아팠다. 잠에서 깨거나 오랜 시간 앉았다가 일어서면 더 심했다. 몇 군데 동네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성장통'이라며 조금 지나면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최근 찾은 병원에서는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일부 전문의의 말만 듣고 방치했다가 자칫 낭패를 당할 뻔했다. 병원에서조차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성장통'과 '족저근막염'에 대해 알아본다.

3∼12세 다리가 아파, 1∼2년 지나면 해소

특별한 치료는 없어, 심할땐 다른 병 의심

#성장통

3∼12세 아이들 사이에서 원인 모르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개 다리가 아프다. 이 시기 아이들의 26∼49.4%가 이 병을 경험한다. 여자아이보다 활동성이 많은 남자아이에게 더 흔하다. 일반적인 성장통은 대개 1~2년 지나면 사라진다.

자세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의 피로와 긴장, 감염으로부터의 회복 시기, 기후, 습한 가정 환경, 정서적인 긴장, 수면부족, 욕구불만 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허벅다리 앞쪽, 장딴지, 무릎 뒤쪽의 통증을 주로 호소한다. 늦은 오후나 저녁 또는 밤에 발생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있다. 통증 부위를 문지르면 사라지기도 하며 10∼20분 통증이 지속되다 저절로 없어진다. 아침이 되면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첫 증상이 나타난 후 통증이 발생하는 빈도는 다양하며 대개 시작 후 6∼24개월 안에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고, 여아는 11세, 남아는 13세가 되면 통증 빈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성장통을 호소하는 아이는 낮 활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성장통은 아이들의 골격 발달과 신체에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특이한 원인 없이 자주 두통 또는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에게 성장통 발생 빈도가 높다. 물론 방사선 검사나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에서도 전혀 이상이 없다.

조명래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정형외과)는 "성장통은 관절 주위에 있는 인대 등에 염증이 생기거나 피로 골절, 감염, 골괴사, 종양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어 이들 질환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하고 성장통으로 진단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실제로 임상 경험이 풍부하고 통찰력이 높은 의사가 성장통으로 진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열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거나 낮에 통증이 있는 경우, 통증으로 인해 아이가 걸음을 절름거리는 경우, 인접 부위의 관절운동에 제한이 있는 경우 등은 성장통이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아 원인을 철저하게 찾아야 한다.

성장통으로 진단되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지만 적당한 안정, 찜질, 통증 부위의 마사지, 근육의 스트레칭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소염제를 먹기도 한다.

족저근막염

뒤꿈치 발바닥 통증, 급성보다 서서히

여자에게 많이 발생, 과체중·평발 요주의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은 '종골'이라는 발뒤꿈치뼈 바닥에서 시작하여 5개의 발가락으로 연결되는 부채 모양의 단단한 막을 말하며 서 있거나 걷거나, 또는 뛰어갈 때 발의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달리기, 걷기, 오래 서서 일하기, 과도한 체중 등의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족저근막에 지속·반복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이곳에 미세한 손상들이 반복적으로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손상 부위에 염증성 반응과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를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주된 증상은 뒤꿈치 발바닥 부위의 통증이다. 급성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발바닥 어느 부위에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는 발뒤축에서 4∼5㎝ 앞쪽 발바닥에서 많이 생긴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또는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 발을 디딜 때, 첫 몇 발자국 동안 통증이 가장 심하고 계속 디디면 통증이 덜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많이 걷고 나면 통증이 다시 심해 지기도 한다.

이상욱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정형외과)는 "최근 달리기, 걷기, 등산 등으로 발에 무리가 가면서 이 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쿠션이 좋지 않은 신발을 신고 운동을 하거나 달리기, 걷기 등으로 운동량을 갑자기 늘릴 때, 불규칙한 지면에서 운동을 할 경우 발에 무리가 가해져 더 잘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중년 이상의 여성에서는 운동과 관계없이 오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에서 잘 생기고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잘 생긴다. 나이가 들면서 족저근막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게 되고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외 평발 변형 또는 평발과 반대 형태인 요족변형이 있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도 많이 발생한다.

대개 특별한 검사 없이 진찰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며, 방사선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더 명확하게 확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애매한 경우에는 혈액검사 또는 MRI 등의 검사가 추가로 필요할 수도 있다.

◇도움말=조명래(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 외과 교수)·이상욱(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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