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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시안정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금융투자협회 황건호 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금융당국과 연기금, 증권업계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본격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 불안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공매도가 금지되고, 시장 수급 안정을 위해 연기금의 주식 매입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또한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로스컷(손절매)도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이 ‘공매도 금지’와 ‘연기금 주식 투자 확대’ 정책에 힘입어 폭락세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일부터 3개월간 주식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오후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주식 공매도 금지 방안을 의결했다. 현재는 금융주에 대해서만 공매도가 금지돼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한 데 따른 대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급락장에서 공매도가 크게 확대되며 시장불안을 확산시키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하루 1천억원 수준이던 공매도 규모는 지난 3일과 5일 공매도 금액이 각각 4천328억원과 4천325억원까지 급증했다. 이는 과거 최고치인 2008년 9월 평균 2천346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공매도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2~5일 사이에 공매도 금액은 일일 평균 3천147억원으로, 전체 공매도 거래의 96.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방어를 위해 로스컷 규정도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금융위원회는 로스컷 제도에 대해 은행과 금융회사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로스컷 제도란 자문형 랩에 포함된 주식이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하면 투자자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제도다. 최근 급락장에서 자동차·화학·정유 종목이 집중적으로 하락한 것은 이들 종목의 로스컷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 투자자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이 주식 매입 규모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최근 추풍낙엽처럼 내려가는 주가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를 열고 이달 배정된 투자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6월 말 기준 전체기금의 17% 이상인 60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올해 말까지 주식투자 비중을 18%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주식 매입 규모를 늘려 저가 매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연기금은 9일 코스피시장에서 5천억원 매수를 포함해 최근 6거래일 동안 1조8천66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폭락세를 저지하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공매도(Short Selling) =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같은 종목을 싼값에 되사 차익을 챙기는 매매기법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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