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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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5-25   |  발행일 2012-05-25 제34면   |  수정 2012-05-25
대구의 자연어항, 신천 - 생태계 복원 어디까지 왔나
수질 1∼2급수 큰 진전 불구
‘습지없는 둔치’ 기형적 형태
개구리·뱀 보여야 완전복원
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지난 19일 어른 팔뚝만한 잉어 수백마리가 수성 교 아래 신천에서 산란을 하기 위해 몰려 있다.


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피라미 암컷이 신천 성북교 아래 수중보를 뛰어 오르고 있다.


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침산잠수교 아래에서 발견된 초망.


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침산교 아래 수중보에서 메기 한 마리기 상류에 서 산란을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콘크리트 구조 물을 오르고 있다.


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침산교 아래 수중보에서 잉어가 낚싯줄에 걸려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신천 중동교 수중보 밑에서 촬영한 꺽지. 꺽지 는 1급수에 사는 육식성 어류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를 먹고 산다.(도현욱씨 제공)


물고기 20종 가까이 서식…“잔디밭·조경수 대신 연못·논 조성할 차례”
신천 침산교 아래 콘크리트 보에서 누치떼가 유 영하고 있다.



◆ 신천에 서식하는 물고기 종류

대구 신천에 서식하는 물고기는 몇 종류일까.

대구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잉어, 붕어, 참붕어, 참몰개, 피라미, 갈겨니, 가물치, 메기, 돌고기 등 9종류다.

하지만 김구환 대구과학대 교수(방사선과)는 “버들치, 누치, 끄리, 밀어, 강준치, 동사리, 수수미꾸리, 자가사리 등도 종종 관찰된다”면서 “신천에는 잉어목 어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천에 서식하는 물고기의 종류가 이처럼 다양해진 것은 물이 맑아진 덕분이다. 대구시는 1997년 신천하수종말처리장 처리수 10만t, 2001년 금호강 유지수 5만t, 2002년 지산하수처리장 처리수 1.5만t을 신천에 유입시키는 등 수질을 지속적으로 개선시켜왔다. 매달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은 용두교, 중동교, 침산교 등 3군데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

장성일 대구보건환경연구원 과장은 “신천의 수질은 계절과 강수량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신천은 더 진화해야 한다.

하지만 신천에 꺽지와 수달이 살 만큼 수질은 개선됐으나 양서·파충류가 서식할 만큼 완벽한 생태계복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론이 있다. 사실 현재의 신천이 있기까지 밑그림은 문희갑 대구시장이 그렸다. 조해녕 대구시장을 거쳐 지금의 김범일 시장에 이르러 ‘친환경도심하천’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름에 시끄러운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 신천’이 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생태복원하천이 이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경민 YMCA사무총장은 누구보다 신천에 애착을 가진 시민 중 한명이다.

김 총장은 “현재의 신천은 수(水)생태계와 둔치생태계가 분리된 ‘습지 없는 둔치’라는 기형적 형태를 띠고 있다. 하천·산책로·잔디밭 순서로 이루어진 경관시설을 하천·습지·산책로로 바꿔야 생태적 친근성이 높아진다”고 역설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습지 속으로 작은 오솔길을 낼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총장은 “물이 흐르는 하상과 둔치 사이의 호안을 자연형 시공으로 완만하게 만든 다음 잔디밭과 조경수 대신 작은 연못(biotop)이나 논 등 습지를 조성함으로써 개구리, 맹꽁이, 뱀 같은 양서·파충류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린카펫(잔디밭) 일색인 경관시설 대신 연못과 논에 미나리나 연 등 수경식물을 재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상동교에서 침산교까지 도심 구간 신천에서는 개구리나 뱀 등을 관찰할 수 없다.

여름에 큰물이 져 홍수피해가 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강물의 수충부나 병목구간을 피해 수성교-동신교 사이 3천300㎡(1천평)만이라도 시범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충부 맞은 편 둔치는 물이 고일 뿐 쓸어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 총장은 “신천에스파스사업의 성공적 시행으로 5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며 “신천이 지금보다 더 진화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신천에스파스는 현재 어린이와 청소년의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이곳은 동·식물생태계가 균형이 이루어진 상태다.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밤이 되면 이곳에서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는 “신천변 아파트에서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 그날, 비로소 신천은 친환경하천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하천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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