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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기상대장> |
과거에는 기상 변화가 생활양식과 생존을 좌우하였으나 현대는 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시설의 발달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산업 활동에서 날씨의 영향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기상현상에 대한 지식이 날로 증대되고 인간의 활동이 다양해짐에 따라 기상 정보에 대한 수요는 더 많아지고, 그만큼 정확한 정보를 생활에 이용하려는 욕구도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강수 예보법에는 범주 예보법, 기후 예보법, 확률 예보법이 있다. 범주 예보는 ‘강수 있음’과 ‘강수 없음’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여 예보하는 것이고, 기후 예보는 강수 발생의 기후적 통계값을 예보값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확률 예보는 강수 유무를 퍼센트로 나타내는 것이다.
강수확률은 예보관이 기상자료를 근거로 비가 내릴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아무리 유능한 예보관이라도 언제나 100% 확실하게 강수 여부를 예측할 수는 없다. 강수 예보에는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내포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강수확률은 그런 불확실성의 정도를 표현한 것이며, 강수확률이 50%에 근접할수록 예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수확률이란 개념은 과거의 예보를 모아서 실제 강수 자료와 비교한 것 중 실제로 비가 내렸던 것과 내리지 않았던 것과의 비율이다. 즉 강수확률이 60%라는 것은 과거에 동일한 기상조건의 100일 중에서 60일이 1㎜ 이상 비가 내렸고, 40일은 강수가 없음을 뜻한다. 그런데 강수확률이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의미로 이해될 수도 있다. 강수확률이 충분히 높거나 낮은 경우에는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확률이 90%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비가 올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10%라면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예보는 틀릴 수도 있지만 예보를 활용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중간한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즉 50%의 강수확률인 경우에 절반은 비가 오고 절반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인데, 기상청에서는 강수 가능성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으니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기상청은 오보에 대한 비난을 회피할 목적으로 강수확률을 발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문제는 확률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한계에서 비롯된다. 확률은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나타내는 숫자다. 우리가 동전이나 주사위를 던진 결과가 완벽하게 이론적 확률에 일치하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통계라는 것이 있다. 충분한 규모의 표본을 확보할 수 있으면 통계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확률을 추정해낼 수 있다. 그런 확률과 통계는 본래 도박에서 승률을 추정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었다고 한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강수확률 예보는 과거에 비슷한 대기 상태가 발생하였을 때 강수 유무의 확률 예보를 발표하는 것도 있고, 예보관의 주관적인 판단도 들어가 있는 종합적인 지수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현대 기상학이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내일의 날씨를 단정적으로 예측할 수는 없다. 이런 예보에 불확실성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강수확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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