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엇갈린 찬반

  • 명민준,이준영,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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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2  |  수정 2014-09-12 07:22  |  발행일 2014-09-12 제8면
흡연자·구멍가게 속 태우다
비흡연자들 환영 일색 속
가계부담·매출급감 난색
일부 상인 사재기 조짐도
담뱃값 인상…엇갈린 찬반
정부가 담뱃값 2천원 인상과 편의점 등 소매점의 담배 광고 전면 금지, 담배 포장지에 혐오그림 표기 의무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가운데 11일 대구시 북구 한 편의점에 담배가 빼곡히 진열돼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정부가 11일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흡연자와 판매상인들은 난색을 표하는 반면 비흡연자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단 흡연자들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종전보다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담뱃값에 나름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직장인 정모씨(52·대구시 남구 대명동)는 “직장인 흡연자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쥐꼬리만한 월급에도 담배를 피운다”며 “담뱃값을 올려 금연분위기를 확산시킨다지만 오히려 서민에게는 가계부담을 높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담배 판매상인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담배매출이 전체 매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멍가게의 우려가 크다.

26㎡ 규모의 가게를 운영 중인 정은숙씨(여·41·대구시 남구 남산동)는 “2004년에 담뱃값을 500원 올렸을 때도 손님이 확 줄었는데, 한번에 2천원이나 올리면 어떡하냐”고 하소연했다.

반면 비흡연자들은 대부분 공감했다. 주부 박정혜씨(30·대구시 달서구 두류동)는 “금연구역이 늘어났지만, 간접흡연 피해는 어딜 가나 있다. 담뱃값을 기왕 인상하는 김에 확 올려야지 금연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현재 흡연자 사이에서는 담배 사재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더구나 담배 판매상인들의 사재기는 이미 1년전부터 시작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있는 큰 마트 같은 곳에서는 이미 상당량의 담배를 재워둔 상태인 것으로 안다. 구멍가게 상인도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그나마 비축해둔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오광만 기획재정부 출자관리과장은 “향후 담배 사재기를 막기 위해 담배 판매점 평균 매출과 물량 등을 집중 관리하고, 적발될 경우에는 2년 이상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라며 “일반 흡연자가 되팔기 위한 목적이 아닌 사재기 경우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담뱃값과 담배 수요가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이번 인상의 근거로 내세웠다. 금연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4년말 당시 담뱃세를 500원 올리자 57.8%(2004년 9월)에 이르던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4.1%(2006년 12월)까지 1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특히 구매력이 약해 가격 변화에 민감한 청소년의 흡연율은 6개월만에 4분의1 정도 뚜렷이 낮아졌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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