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지속…국내 수출기업 먹구름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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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23 07:57  |  수정 2014-09-23 07:57  |  발행일 2014-09-23 제15면
엔·달러 환율 두달새 7.3%↑…엔화 추가 하락 전망
지역 주요업종 자동차·철강 섬유 수익성 악화 우려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연초 이후 엔·달러 환율은 100~105엔의 박스권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 19일 6년 만에 처음으로 109엔을 돌파했다. 22일 108엔대로 내려앉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엔화 추가하락 전망이 우세해 일본과 수출 경합을 벌이는 국내 기업의 수익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의 주요 업종인 자동차, 철강, 섬유 등은 엔화 약세로 인한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가 수익성 악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2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최근 두달 새 7% 넘게 올라 주요국 통화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엔·달러 환율은 108.69엔에 달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두 달 전의 7월18일(101.34엔)보다 7.3% 올랐다.

같은 기간에 한국 원화가 1.4% 올랐고, 인도네시아 루피아 3.1%, 필리핀 페소 2.1%, 싱가포르달러 2.1%, 대만달러 1.4%, 말레이시아 링깃 1.4%, 태국 바트가 0.3% 각각 상승했다. 홍콩달러는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 인상을 단계적으로 밟아갈 것이라는 예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인 탓에 아시아 신흥국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 가운데서 엔화는 달러화 강세 추세에다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이 맞물리며 환율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 달러화 강세로 유동성이 축소되고 엔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위협받으면 국내 경제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엔저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내년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미국달러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수익증대로 이어질 수 있어 엔 매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정 등으로 엔저의 장기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 앞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엔·달러 환율이 올해 말까지 110엔 부근, 내년 말까지는 120엔 부근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지금까지 국내기업은 엔저에 의한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미국이 금리인상 사이클에 진입하면, 일본 기업은 엔저로 확보한 가격경쟁력으로 본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 원고엔저로 인한 국내 기업의 마진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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