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음악·가족캠프 ‘아이들이 웃었다’… ‘행복학교’지정 서대구초등

  • 백경열,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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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4 07:58  |  수정 2014-11-24 07:59  |  발행일 2014-11-24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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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서대구초등학교 학생들이 강사의 지도에 맞춰 프리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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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서대구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한 가운데 ‘가족문화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수영·프리테니스·롤러스케이트…
졸업할 때쯤엔 여러 종목 익혀
오카리나·우쿨렐레·하모니카 등
다양한 악기 배우며 정서 함양
아버지데이·가족문화체험 행사도

 

지난 18일 오후, 대구 서대구초등학교 강당. 선우(11·가명)가 속한 5학년2반 16명의 학생이 세 개의 조로 나뉘어 서 있었다. 학생 각각의 손에는 탁구 라켓보다 2배 정도 큰 채가 들려 있었다. 이날 선우와 친구들은 스포츠 전문 강사와 학부모 도우미 등 4명으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프리테니스’라는 종목을 배웠다. 프리테니스협회의 도움을 받아, 올해부터 이 학교 5학년생을 대상으로 매주 두 차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강사는 “테니스 코트의 4분의 1 크기에서 할 수 있는 종목으로, 생활 체육에 이어 학교 체육으로도 발전하고 있는 새로운 스포츠다. 테니스와 탁구, 두 종목의 장점만을 섞어 놓은 운동경기”라며 “테니스에 비해 라켓이 짧고 코트가 작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체격과 나이에 따른 실력 차이가 크지 않아 어린 학생들이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했다.

선우는 자세를 바로잡는 조에 속해 연습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몸을 각각 왼쪽과 오른쪽으로 90도씩 돌리고 엉거주춤하게 선 채, 한 명씩 구호를 외치며 구분 동작을 선보였다. 맑고 우렁찬 목소리로 “준비, 하나, 둘, 셋, 넷”이라고 외치며 라켓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 강사는 선우에게 “공이 날아온다고 생각하고 ‘넷’이란 구호와 동시에 라켓을 높이 들고 뒤꿈치를 드는 게 포인트”라고 지도했다.

잠시 후, 선우가 속한 조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지도교사와 마주보고 일렬로 길게 늘어섰다. 교사는 지름 5㎝ 정도인 고무공을 네트 너머로 던져 주었고, 아이들은 한 명씩 나와 공을 응시하며 천천히 라켓을 가져갔다. 마음속으로 구호를 외치며 자세를 따라했다.

옆 그룹에서는 연습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두 명씩 짝을 지은 학생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바닥에 공이 튕긴 후 3분의 1정도로 공의 높이가 줄어드는 탓에, 아이들은 몸을 한껏 낮춰 공을 넘기곤 했다.

공이 네트에 걸리자 이를 지켜보던 학생들 사이에서는 ‘아’ 하는 탄식과 함께, ‘와’ 하는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 나오곤 했다. 공격에 성공한 아이들은 라켓을 맞부딪치면서 파이팅을 외쳤고, 실수를 한 팀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안타까워했다.

올해 서대구초등학교는 ‘대구행복학교’로 지정됐다. 건강힐링학교를 전면에 내세운 이 학교는 이른바 ‘3H’를 강조하고 있다. △에듀 스포츠 건강 키움(Health) △에듀 힐링 마음 키움(Heart) △에듀 투게더 협력 키움(Harmony)을 통해 건강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

우선 체육 교육과정과 연계돼 진행되고 있는 에듀 스포츠의 경우, 학년별로 운영된다. 1학년생은 신체표현, 2학년부터 4학년까지는 인근 청소년수련관을 찾아 수영을 배운다. 5학년은 프리테니스, 6학년은 탁구를 배우고 있다. 서대구초등 학생들은 이와 함께 롤러스케이트도 따로 배운다. 이 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스포츠 종목 여러 개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마음키움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악기를 배우고, 정서를 가다듬기도 한다. 1·2학년은 오카리나, 3·4학년은 리코더, 그리고 5학년은 우쿨렐레, 6학년생은 하모니카를 연주한다. 음악시간과 학교특색 시간을 활용해 수업이 이뤄진다.

이러한 과정은 마지막 ‘H’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가족 간의 추억을 쌓거나,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을 키워주는 데 탁월한 힘을 발휘하는 것.

서대구초등은 가족캠프(7월), 아버지 데이(9월), 가족문화체험(10월) 등의 행사를 통해 학부모를 직접 초청, 아이들의 ‘행복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 경로당을 찾아 이러한 행복을 전파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정원 교사는 “아이들이 앞장서서 그간 배운 악기를 할아버지와 할머니 앞에서 선보이거나, 가족 앞에서 뽐내곤 한다. 표정이 얼마나 밝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며 “건강힐링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정서적인 안정감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해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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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대구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한 가족캠프 모습. <서대구초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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