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질병이야기] 신경 포착 증후군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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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4 08:01  |  수정 2015-02-24 08:01  |  발행일 2015-02-24 제22면
팔 저린데 목 디스크는 아니라 하고…
작은 근육 과다 사용이 주요 원인…‘바람’ 영향 내 살 아닌듯한 느낌도
단자침술·봉약침 등 침 치료 효과…추나·매선 요법 등도 널리 쓰여
[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질병이야기] 신경 포착 증후군
신경 포착 증후군에는 침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긴장된 근육띠에 사용되는 단자침술은 침을 꽂아 놓는 과정인 유침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시술법이며, 긴장된 근육에 의한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새시 일을 하는 김민호씨(52)는 평소 목이 뻣뻣해 한 번씩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근처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도 받았다. 특히 여름철 물량이 늘어 무리한 뒤에는 왼쪽 팔뚝이 저리기 시작해 밤잠을 설치기까지 한다. 목 디스크가 아닌가 해 잘 고친다는 병원에서 통증주사도 맞았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진 못했다. 디스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이 질병은 무엇일까. 바로 ‘신경 포착 증후군’이다.

일생 동안 손과 팔의 저림은 누구나 한두 번씩 경험하지만 모든 원인이 흔히 알고 있는 목 디스크는 아니다. 흔히 목 디스크라고 불리는 병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목에 있는 추간판이 뒤로 탈출되어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구조적인 변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쉽게 호전되지 않으며,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목 디스크같이 팔이 저려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했으나 이상이 없을 경우, 대체로 신경 포착 증후군이 원인이다.

대구한의대 부속 대구한방병원 침구의학과 이현종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저림증을 비증(痺證)이라는 범주에서 언급했고, 특히 저리거나 내 살이 아닌 것 같은 감각을 바람(풍사, 風邪)의 영향을 받아서 생기는 병으로 인식했다”며 “땀을 내서 풍사를 발산시켜 제거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압박받는 신경을 풀어주는 등의 방법으로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감기 몸살도 한의학적으로는 한기가 있거나 바람을 많이 맞으면 오게 된다. 이와 같이 비증도 사우나나 몸을 따뜻하게 해 땀을 내게 되면 근육이 이완되고 부드럽게 돼 증상이 호전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간혹 저리거나 하면 내가 중풍(中風·풍사에 영향을 받아서 마비가 오는 병)이 아닌가 의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이러한 한의학적인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경우 몸을 따뜻하게 해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근육을 이완시키는 한약을 사용해 저림을 치료한다.

신경 포착 증후군에 대해서 한의학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다.

한방 치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침 치료는 근육의 긴장도를 조절해 주고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특히 긴장된 근육띠에 사용되는 단자침술은 침을 꽂아 놓는 과정인 유침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시술법이며, 긴장된 근육에 의한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약침 요법 또한 신경 포착 증후군에 매우 효과적이다. 홍화-녹용 약침은 대표적으로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약침으로, 사각근이나 소흉근의 압박에 의해 발생하는 흉곽출구증후군 등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또 압박이 오래되면서 염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염증성 상태에는 봉약침이 널리 쓰여 염증을 가라앉혀 효과적으로 신경 압박을 해소해 주게 된다.

추나 요법은 비뚤어진 척추나 관절을 바르게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신경 압박을 감소시키고,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그리고 추나 치료를 하면서 각자의 척추와 관절 모양에 맞는 운동도 처방할 수 있어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도록 하며, 근육을 풀어주어 재발을 예방할 수도 있다.

신경 포착 증후군은 큰 근육이 아닌 작은 근육들의 과사용에 의해서 잘 생긴다. 이때 어떤 근육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접촉검사와 이를 응용한 근골격 매선 요법은 가장 세밀하게 문제를 찾아내어 치료할 수 있다. 매선 요법은 근육 위의 근막에 약실을 삽입해 근육의 긴장도를 조절해 주는데, 한두 번의 치료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아 간편하고 경제적이다.

잘 낫지 않는 포착은 인대가 두터워지거나 염증이 오래되면서 유착돼 발생하게 된다. 이때 침도 요법은 인대와 유착된 조직을 끊어주어 신경압박을 풀어주는 시술로 완고한 협착성 신경 포착 증후군에도 응용할 수 있는 신침요법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위는 수근관 증후군으로 손목 내측의 횡수근인대를 치료하여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물론 저림증에는 단순히 신경 포착 증후군 외에도 감별해야 하는 질환이 많이 있다”며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안전하면서도 간편하고 효과적인 한방 치료들을 통해 팔 저림증을 극복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대구한의대 한방병원 침구의학과 이현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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