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신사임당’ 속내를 살피다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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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3   |  발행일 2015-05-23 제16면   |  수정 2015-05-23
사임당
‘인간 신사임당’ 속내를 살피다
임해리 지음/인문서원/
308쪽/1만7천원

‘현모양처 신화를 벗기고 다시 읽는 16세기 조선 소녀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한마디로 ‘거꾸로 읽는 사임당 이야기’이다. 그동안 ‘사임당=어머니’라는 것이 우리 머릿속에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공식이었다. 책은 우리 머릿속에서 이처럼 ‘어머니’로만 박제되어 있는 조선 여인에게도 고사리손에 화필을 쥐고 그림을 그리던 어린 시절이 있었고, 세상을 향해 날개 짓을 하고 싶었던 꿈 많은 소녀 시절도 있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인간 신사임당’ ‘여성 신사임당’의 속내를 낱낱이 들여다보고자 한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 우리가 사임당에 대해 알고 있는 기존 정보인 율곡의 어머니, 현모양처의 대명사, 포도 그림과 초충도의 대가이고 친정인 강릉에 살았으며, 부모에 대한 효심이 지극했다는 등의 이야기에 가려진 ‘진실과 거짓말’을 하나씩 가려낸다. 시대를 앞서간 뛰어난 여성의 전체적인 모습이 아니라 특정 부분, 특히 어머니의 역할만 강조한 왜곡된 이미지들이 많으며, ‘현모양처의 대명사’라는 평가는 불과 100년 전에 만들어진 왜곡된 신화임을 밝힌다.

책은 마치 영화에서 카메라가 줌인하듯 사임당이 살았던 조선초기의 풍경을 두루 훑어보고는 사임당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재조명함으로써 사후 점차 그 이미지가 박제화되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파헤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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