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자로 단행되는 대구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영남일보 7월3일자 6면 보도)에 대해 시민과 전문가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번 개편안에 대해 대구시는 신도시 형성 등 달라진 도시 구조를 반영하고, 도시철도 연계를 통해 대중교통 환승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대구시의 당초 개편안에선 노선 조정률 57.5%로 큰 폭의 변경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스업계 및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변경률은 당초 안보다 다소 줄어든 39.8%를 보였다. 수도권에서 운영 중인 심야버스 운행도 논의됐지만 수요가 적은 데다 택시업계 반발을 고려해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대체로 환승에 대한 불편을 지적하는 분위기다.
2일 오전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서 만난 신모씨(대구시 북구 태전동)는 이번 버스 노선 개편이 신도시 위주로 이뤄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신씨는 “달서구와 동구 등 새로운 신도시로 버스 노선이 편중된 것 같다. 칠곡의 경우 3호선 개통으로 동성로, 반월당 등 도심에서 직통으로 다닐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줄어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시민이 환승을 번거로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개편이 환승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시민 불만이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철도와 중복으로 노선이 아예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권모씨(27·대구 달서구 이곡동)는 “도시철도 2호선과 중복으로 305번 버스가 폐지된다고 들었다. 중·고교생이나 시내로 나가는 사람 등 많은 시민이 305번 버스를 탄다. 배차 간격이 짧은데도 늘 탑승객이 많다”며 “특히 305번 버스는 2호선이 다니는 달구벌대로뿐 아니라 주요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곳도 운행되기 때문에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달서구에서 남구로 매일 버스를 이용해 출근한다는 이모씨(여·29)는 “305번과 402번은 달서구에서 가장 빠르게 남구로 이동하는 노선이다. 이번 개편으로 환승을 해야 해 출근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푸념했다.
반면 동구 혁신도시 기관 직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혁신도시에선 동구 4번 노선만이 유일하게 운행되는 데다 지선인 탓에 갈 수 있는 곳도 적었고 배차 간격도 최소 15분으로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이모씨(41)는 “이번 개편으로 동대구역과 대구역 등을 다니는 708번이 혁신도시를 지난다고 들었다. 기관 특성상 전국에서 민원인이 몰려오지만 동대구역 직통 노선이 없어 그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며 “동대구역으로 이동이 잦은 직원의 만족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버스 노선 개편에 적극적인 의견을 냈던 대구참여연대는 타 도시에 비해 긴 배차 간격을 손보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구시의 평균 배차 간격은 13.5분으로, 서울(9.2분)이나 부산(11.3분)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난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환승 기회는 많아지는 반면 배차 간격 문제를 손보지 않아 시민 불편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급행노선을 신설하고 신도시 연결 노선을 만든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개편으로 시내버스는 총 60대(운행 대수 40대, 예비차 20대) 감차가 이뤄진다. 이는 130대를 감차하는 최초 안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준이다.
대구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감차 대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시민 이동권이 침해되는 만큼 감차는 시민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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