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경색 겪으면서 매각쪽 가닥…불발땐 구조조정 압박 우려

  • 박주희,황인무
  • |
  • 입력 2016-05-18 07:35  |  수정 2016-05-18 07:36  |  발행일 2016-05-18 제16면
이랜드, 동아百 식품관 5곳 매각 추진
20160518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아백화점 식품관이 포함된 킴스클럽 매각을 추진 중이다. 동아마트 수성점 전경.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협상가격 절반수준 제시해 이견
매각가 입장차 커 무산 가능성도


이랜드그룹에서 운영하는 대구·경북지역의 동아백화점 내 식품관 5곳이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인 킴스클럽의 매각 대상에 이들 점포 5곳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대형할인점인 킴스클럽은 동아백화점 쇼핑점·수성점·구미점, 동아마트 수성점, 동아아울렛 강북점의 식품관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1월 킴스클럽 매각을 공식화했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4분기 주요 계열사들이 신용등급 하락과 함께 자금경색을 겪으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매각 흥행을 위해 알짜 매장인 뉴코아 강남점도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킴스클럽 매각 본입찰에서 신세계와 롯데가 불참하며 흥행에 실패해 현재 뉴코아 강남점은 단독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KKR와 2개월 가까이 킴스클럽 매각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으로 최소 7천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KKR은 본입찰 이후의 가격협상 과정에서 애초 제시한 3천500억원대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KKR가 당초 제시한 가격엔 킴스클럽을 안 판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가 기대 가격의 절반 수준에라도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신용등급 정기평가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내달까지 마무리될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에서 이랜드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기존 채무 만기연장 거부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랜드는 기존 채무의 만기연장이 무산될 경우, 한 달 안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가 최소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월드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전체 금융부채는 5조5천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단기 금융부채가 3조2천억원에 달한다.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채권자들의 만기연장 거부로 상환 요구가 거세지면 이랜드그룹 자체의 존립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따라서 이랜드의 이번 결정은 킴스클럽 매각을 하루 빨리 성사시켜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기 위한 방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KKR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3천500억원대로는 재무구조 개선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없어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가 1조4천억원을 마련해야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킴스클럽 매각이 성사된다면 지역에 있는 점포 5곳은 현 운영진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식품관은 운영자가 바뀌게 돼 한 지붕 두가족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다만 식품관 직원의 고용은 승계되고 운영 체계도 기존과 비슷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반면 이번 매각이 불발된다면 구조조정 가능성이 한층 높아져 지역 고용사정이 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면 관리·감독 담당자는 새로 오겠지만 기존 운영체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