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철도와 문경의 흥망성쇠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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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13   |  발행일 2016-09-13 제30면   |  수정 2016-09-13
[취재수첩] 철도와 문경의 흥망성쇠

문경은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1970~80년대 경북선이 점촌역을 지나고 탄전지대에 문경선과 가은선의 두 개 철도노선이 있을 정도로 철도와 흥망성쇠의 궤를 같이했다.

작은 문경지역에 8개의 기차역이 있을 정도로 철도교통이 발달했고 사람보다 무연탄이나 탄광 자재를 실어 나르는 화물열차가 더 많이 다녔다.

하지만 폐광의 바람과 함께 가은선은 폐선이 되고 문경선은 사용이 중단됐으며 지역 경제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그러다가 문경시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도에 철로자전거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새로운 관광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국가 철도망 계획을 보면 문경이 철도교통의 중심지라고 할 만큼 노선이 여러 개 통과한다.

철도와 지역경제의 밀접한 관계를 겪은 문경시민들로서는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수서∼이천∼충주∼문경의 중부내륙선 고속화철도가 신설되고, 기존의 점촌∼예천∼영주 경북선은 일반철도에서 단선철도로 전환된다.

문경읍과 점촌을 잇는 문경선은 문경∼점촌∼김천의 문경·경북선으로 확장돼 단선전철로 복원된다. 또 점촌∼신도청∼안동의 점촌·안동선도 단선전철로 개설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충남 서산에서 천안∼점촌∼영주∼울진을 연결하는 중부권 동서내륙철도 개설을 위해 해당 자치단체장들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는 등 새로운 노선도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문경소재지에 있는 점촌역은 많게는 4개 노선이 교차하는 철도 교통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문경지역에서는 철도교통망 구축에 따른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달 초 열린 ‘중부내륙선 고속화철도 개설과 문경의 미래상’이라는 시민대토론회에서는 문경 출신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역세권 개발이나 철도역을 중심으로 한 역내 교통망 구축, 철도역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의 도입 등 다양하고 발전적인 의견이 개진됐다. 새로운 철도망에 따른 신점촌역의 위치 선정은 문경의 발전을 가름할 잣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이날 토론회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질 만큼 철도교통은 문경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지역 경기가 철도 노선의 개통과 함께 실려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문경새재나 문경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명산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려면 앞으로는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한 시대가 온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문경여행은 머지않아 누구나 가고 싶은 여행코스가 될 것이다.

남정현기자<경북부/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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