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민 1만여명 시위 “14만 생존권 위협…롯데CC 사드배치 절대 용납 못해”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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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6 07:25  |  수정 2016-09-26 07:25  |  발행일 2016-09-26 제6면
선정 기준·원칙 투명 공개 촉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김천과 연접한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이하 롯데CC)에 배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김천시민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성주 롯데CC 사드배치반대 김천투쟁위원회(수석위원장 박성철, 이하 김천투쟁위)는 지난 24일 시민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김천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성주 롯데CC 사드배치반대 총궐기대회’에서 “(롯데CC에) 사드가 배치되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사드배치 지역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투쟁위는 “(정부는) 사드 배치에 앞서 배치 지역 선정에 따른 기준과 원칙을 투명하게 밝히고, 주민 동의와 관련 법에 따른 국회 동의를 받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주민 대표와 함께 한민구 국방장관 면담에서) 전자파 등 사드로 인한 피해 여부를 밝혀달라고 했더니 (장관이) ‘피해가 없다. (이를) 국방부가 책임진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피해가 없다면 성산포대에 배치하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들은 ‘(사드 배치 지역이) 롯데CC가 확정적’이라고 보도한다. 도대체 우리 시민들은 어떡해야 하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 시장은 “(롯데CC와 가까운) 농소·남면, 율곡동 주민들이 이렇게 불안해하는 가운데, 현재 인구가 14만2천명에 이를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가 김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사드를) 김천시민이나 성주군민이 불안해하지 않는 곳에 배치할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고 밝혔다.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국방부는 (사드배치 지역을) 정해 놓고 발표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민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위협하고, 14만 (김천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국방부가 원망스럽다. (롯데CC에) 사드는 절대 안 된다는 게 김천시의회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은 “국책사업(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도 천성산 도룡뇽 때문에 몇 년간 표류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사드는 다른 곳을 검토하기에는) 돈이 많이 드는 등 부적합하다더라”며 “(이러한 이유가) 김천시민의 생존권보다 중한 것이냐. 경북도의회 차원에서 일관성 없는 국방정책을 강력히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민들은 김천의 특산물인 자두, 포도, 양파 등을 트랙터로 깔아뭉개는 퍼포먼스 등의 순으로 진행된 궐기대회 후 시가지를 행진하며 정부의 사드배치 정책에 항의했다. 또 나영민 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과 박우도 전 사드반대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청와대에 김천시민의 뜻을 전하기 위한 도보행진에 나섰다.

한편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사드배치에 관한 극적인 국면 전환이 없을 경우, 27일부터 단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천=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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