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골 맛을 동시에…예천 소백산 자락에도 명태가 주렁주렁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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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16   |  발행일 2016-12-16 제34면   |  수정 2016-12-16
경북지역 황태 덕장 활성화
늘어나는 車·미세분진 노출 피해 탓
예천 저수령에 덕장 차린 최인수씨
12월 걸어 작년 3월 250만마리 수확

갈수록 자동차 타이어에서 발생되는 미세 분진 때문에 깊은 산골로 덕장이 옮겨가고 있다.

인제에서 미시령터널을 넘어 속초를 오가는 대로변은 항상 타이어에서 발생되는 미세분진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바람에 날려 어느 황태에 부착될지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 꽁치 과메기의 1번지 구룡포의 도로변 과메기 덕장은 이미 분진에 노출됐고, 그로 인해 방진막까지 의무화되고 있다. 용대리와 작별하고 예천의 소백산 자락인 저수령에 덕장을 차린 사람이 있다. 소백산 용두황태 대표 최인수씨. 그는 원래 동원산업에 근무하면서 명태잡이배를 오래 탔다. 지난해 무려 250만 마리의 명태를 덕장에 걸었다. 한칸 크기는 가로 3m, 세로 2.6m, 높이 3.5m. 평균 1천여마리를 걸 수 있다. 최근 들어선 새롭게 수요가 일어나고 있는 명태 대가리까지 말린다. 명태 대가리는 육수용이다.

최 대표가 황태에 얽힌 흥미로운 정보를 많이 들려주었다. 덕장은 12월20일 무렵부터 가동된다. 이에 앞서 덕목 박는 작업이 10월말부터 한달간 진행된다. 덕목용 나무는 반드시 낙엽송이라야 된다. 산림조합 등을 통해 10여년치를 구입해 놓는다. 덕목작업도 꽤 까다롭다. 수평이 생명이다. 자칫 엄청난 명태 무게로 인해 덕장이 무너질 수 있다. 명태 한 마리 무게는 약 500g.

덕장에 명태를 거는 작업은 열흘 정도 걸린다. 일당 10여만원의 일꾼 50여명이 붙어야 된다. 덕장에 명태를 걸고 난 뒤부터 더 까다로운 일이 생긴다. 하늘만 쳐다보며 산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비상이다. 눈도 두 종류가 있다. 건설과 습설이다. 건설은 바람에 날아가버리지만 습설은 치명적이다. 아가미 쪽으로 물기가 스며들어가버리면 부패될 수 있다.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커버로 덮는다. 지난해 눈 때문에 적잖은 손실을 입었다. TV 기상정보로는 부족하다. 지역별 세부 기상정보를 체크해야 된다.

3월말쯤이면 황태를 덕장에서 걷어낸다. 1주일간 덕목을 해체한다. 명태는 황태로 변하는 순간 20% 정도 홀쭉해진다. 이후 냉동창고로 들어가 주문량에 따라 소비자용 황태로 재가공된다. 황태는 영하 25℃ 냉동창고에 있으면 3년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가공된 황태는 1년내 먹어야 된다.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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