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주민 “K2·민항 함께 이전” VS 패널들 “민항 부문 남겨둬야”

  • 임성수,박광일,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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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3 07:31  |  수정 2017-01-13 09:58  |  발행일 2017-01-13 제6면
대구공항 통합이전 시민대토론회
20170113
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와 지방분권대구경북본부,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 공동주최로 12일 오후 대구 범어도서관 김만용박수년홀에서 열린 ‘대구국제공항과 대구의 미래’라는 주제의 시민대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군사공항에 초점 민항대안 미흡”
이진훈 구청장은 주민투표 강조

동구 주민들 “80년간 시달렸다”
패널 구성 편향성 등 불만 제기


‘대구국제공항과 대구의 미래’를 주제로 12일 대구 범어도서관에서 열린 통합대구공항 이전 관련 시민대토론회에서는 ‘군사공항(K2)만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과 ‘대구국제공항과 함께 둘 다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패널들이 대구국제공항은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자, 방청석의 동구 주민들은 민·군 공항 모두 이전해야 동구발전이 가능하다고 맞받았다.

첫 패널로 나선 윤대식 영남대 교수(도시공학과)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합대구공항 이전은 군사공항에만 초점이 맞춰져 민간공항에 대한 대안(입지·규모·재원) 제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은 대구시민들의 주민투표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대구시가 내세우는 ‘기부 대(對) 양여’ 방식은 군공항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민간공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천·김해·제주공항 모두 정부가 수조원을 투입해 확장 또는 추가 신설을 하는데, 유독 대구공항만 전액 지자체 재정으로 추진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고스란히 시민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반드시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전 대구 동구청장)은 국방부가 이미 K2 이전만을 고려한 기본계획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대구공항은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임 위원장은 “기부 대 양여 방식에 따른 민항 존치를 위한 재정은 국토부에서 책임져야 한다. 현재 두 개 활주로 중 하나만 유지하는 것도 재정을 줄이는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동석 동구발전협의회장은 “통합대구공항 이전에 찬성한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추진과정을 지켜보면서 여러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11전투비행단만 이전하고 K2 나머지 부대와 민항은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토론회장을 찾은 동구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최근 공개적으로 ‘대구공항 존치론’을 내세운 이진훈 구청장이 패널로 나선 것에 대해 패널 구성의 편향성 지적과 함께 어떤 정치적·정략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며 큰 불만을 드러냈다.

동구 주민들은 수십년간 소음피해와 재산권 침해를 겪어왔기 때문에 현 계획대로 K2·대구공항을 통합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 도평동에서 온 한 주민은 “토론자 중에 K2 인근에서 갓난아이를 키워본 적 있느냐”며 “동구 주민들은 80년간 소음에 시달려왔다. 굳이 공항이 대구에 남아야 한다면 수성구에서 유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홍명 K2이전시민추진단 집행위원장은 “동구 주민들이 그간 받아온 피해와 입장을 고려하는 토론회가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K2·대구공항 통합이전 방안에 대해 지금 문제제기를 하는 것도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여론을 호도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의 강주열 집행위원장은 “오늘 토론회는 그 어떤 정치적·정략적 의도도 없고, 정부와 대구시의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태클 걸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면서 “토론 내용은 패널들 각자의 의견일 뿐이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 최선의 안을 도출하는 계기로 삼자는 게 이번 토론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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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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