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標 바위의 질감 표현은 천년고도 경주와 통한다”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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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9 07:25  |  수정 2017-06-19 07:25  |  발행일 2017-06-19 제12면
■ 경주엑스포‘박수근 학술좌담회’
텁텁한 질감·마음편한 색감 독특
주위와 조화로운 일체감 묘사
정겨운 한국적 정서와 감성 터치
“박수근標 바위의 질감 표현은 천년고도 경주와 통한다”
지난 17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에서 ‘박수근 예술세계, 새로 보기’라는 주제로 학술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경주엑스포 제공>

[경주]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을 열고 있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지난 17일 솔거미술관에서 ‘박수근 예술세계, 새로 보기’라는 주제로 박수근 학술 좌담회를 열었다. 박수근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영남지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좌담회에는 윤범모 경주엑스포 전시총감독, 최승훈 대구시립미술관장, 김영순 부산시립미술관장, 정종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엄선미 박수근미술관 학예실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윤범모 경주엑스포 전시총감독이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윤 전시총감독은 “화실에서 화강암 조각을 어루만지면서 의도적으로 바위의 질감을 표현하려 한 노력이 박수근표 질감을 탄생시켰다. 이런 질감의 원형은 바로 신라 천년고도 경주와 연결된다”고 밝혔다. 최승훈 대구시립미술관장은 “그의 민화는 스스로 주가 되는 것이 아니다. 주위와 조화로운 일체감의 특성이 잘 적용된다. 텁텁한 질감, 그리고 마음 편한 색감은 찬란한 위용을 드러내지 않고 우리에게 정겨움으로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김영순 부산시립미술관장은 “박 화백의 그림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부터 세계대전과 광복, 이데올로기 갈등에 의한 6·25전쟁과 남북분단, 1965년까지의 근대화 초기에 이르는 한국민의 집합적 정서의 원형을 일관된 ‘소재(motif)의 범주와 질감(matiere) 표현의 반복’을 통해 표상화했다”고 말했다. 정종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은 “그는 ‘만종’을 보고 밀레와 같은 서민화가를 롤 모델로 결정했다. ‘인간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선함과 진실’을, 그리고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석조의 질감으로 한국적인 정서와 감성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엄선미 박수근미술관 학예실장은 “생전에 박수근은 유화, 수채화 이외에 드로잉, 삽화,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세계를 구현했다. 박수근의 삽화와 스케치는 그의 가족에게 ‘빛과 소금’ 같은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좌담회는 기존 학술 담론과는 차별화된 박수근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해 재조명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뜻깊은 시도”라며 “박수근의 예술세계를 민족의 종가라 할 수 있는 경주에서 꽃피우고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경주미술협회 회원과 솔거미술관 멤버십 회원 등 50여명이 참여해 박수근의 예술세계에 대한 전문가의 발제를 듣고 자유롭게 질의·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솔거미술관에서 열리는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에는 박수근의 유화, 탁본 등 10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8월31일까지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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