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코 성형수술 후 기능문제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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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8 07:55  |  수정 2017-07-18 07:55  |  발행일 2017-07-18 제20면
코 수술후 코 막힘 심하거나 통증 지속땐 ‘점막질환’ 의심
수술 초기 코 막힘 증상, 부종이나 수술 전 비염·축농증 연관
부기 빠진 다음 한쪽 코만 계속 막힌다면 해부학적 구조 이상
비중격이 바르게 교정되지 않았거나 과도한 연골 절제로 발생
코 막힘 증상 심하다면 막힌 부분을 넓히는 재수술 고려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코 성형수술 후 기능문제
[전문의에게 듣는다] 코 성형수술 후 기능문제
비엘성형외과피부과 김영환 원장

코는 호흡, 가습, 온도 조절, 여과와 정화, 후각, 발성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는 단순히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콧구멍으로 흡입된 공기가 폐포에 도달하면 습도는 100%로 가습된 상태가 된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라도 일단 코를 통과하면 31~37℃의 온도와 80% 내외의 습도로 따뜻하고 촉촉한 공기가 된다.

콧속 점막을 다 펼치면 약 150㎡ 정도로 매우 넓어서 밖에서 들어온 공기를 짧은 시간에 가습·가온할 수 있다.

그런데 코가 막혀서 입으로 호흡하면 에너지 소모가 많고 수분 손실이 많아 비효율적이다. 심한 경우 코의 공기 흐름이 원활치 못해 충분한 산소가 체내로 들어가지 못하거나 점막의 손상으로 흡입된 공기가 깨끗하게 걸러지지 않으면 두통·기침·만성 피로가 뒤따르고 심한 경우 만성 산소 부족으로 고혈압이나 동맥질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코 성형수술로 단순히 콧대만 높였다면 수술 후 코 막힘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 그러나 코의 연골에 대한 조작, 뼈자름술 등의 복잡한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코 막힘이 발생될 위험성이 있다. 요즘은 이전의 코 성형술에 비해 코끝, 콧대, 코중격의 연골을 조작하거나 매부리코나 휜 코를 교정하기 위해 코뼈를 자르는 등의 복잡한 수술을 많이 하다 보니 수술 후 코의 기능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 성형술 후 코막힘 증상이 새로 발생하거나 악화됐다면 이를 평가하기 위해 증상의 발생 시기, 특징, 심한 정도, 완화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요소들을 찾아야 한다.

수술 후 초기에 나타나는 코막힘은 대개 수술에 따른 부종이나 수술 전부터 있었던 비염·축농증 등의 코 안 점막 질환과 연관돼 있다. 좌우 교대로 막히고 증상이 심해졌다가 완화되는 등 변화가 심하고, 콧물이나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 코 주변의 통증 등과 연관된 코막힘은 점막 질환을 의심해야 하고 약물치료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하지만 수술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부기가 다 빠진 다음에 나타나는 증상들, 그중 지속적으로 한쪽 코만 막힌다면 해부학적 구조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코 수술 후 코호흡이 어렵거나 냄새를 못 맡는 경우 비중격이 바르게 교정되지 않았거나 콧방울연골이나 그 위쪽의 연골을 과도하게 절제해 코 안의 공기 흐름에 핵심 역할을 하는 코밸브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 코밸브란 콧구멍과 그 안쪽에서 호흡 시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면서 밸브 기능을 하는 부분으로, 이곳이 선천적으로 혹은 코 수술 후에 약해지면 숨을 들이쉴 때 코 안의 공기 구멍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원래부터 비중격이 휘어져 있거나, 아래코선반이 커져 있거나, 알레르기 비염 등이 있어서 코밸브 부분이 좁아진 경우라도 평소에는 코막힘 증상이 없어서 본인이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코수술로 인해 코 안 점막이 붓고 비중격이나 코연골 등이 수술로 휘어지거나 약해지면 코밸브 부분의 면적이 좁아져 수술 후 코막힘 증상이 생기게 된다.

코밸브의 기능이 정상인 경우에도 30ℓ/min 정도의 호흡 속도에 콧구멍의 부분적인 찌부러짐이 있을 수 있고 강한 호흡 때는 코의 가쪽 벽이 찌부러질 수 있다. 이는 코 벽의 연골과 연조직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부상 혹은 코수술로 인한 손상으로 정상적인 호흡에서도 쉽게 찌부러져서 막힐 수 있다.

코의 해부학적 구조 이상으로 코막힘 증상이 심하다면 막힌 부분을 넓히는 재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휘어져 있는 코중격, 커져 있는 코선반, 약해져 있는 코밸브 등 코막힘의 원인이 되는 구조들을 수술로 교정해준다.

코중격 연골은 휘어져 있는 곳을 부분적으로 절제하거나 펴주는데 전체적으로 휜 정도가 심한 경우 코중격 연골의 아랫부분 전체를 코 바닥에서 분리·교정해준다.

코뼈 외벽 안쪽에 좌우 각각 세 군데씩 매달려 있는 코선반은 호흡 시 공기 흐름의 저항 조절, 가습, 가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코 안 공기 흐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가장 아래쪽 코선반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거나 코뼈 절골술 후 안쪽으로 밀려 나오게 되면 코 안의 공간이 좁아져서 코막힘 증상을 초래하게 된다.

육안 혹은 내시경 검사로 코숨길을 막고 있는 코선반이 확인되면 수술 혹은 고주파 시술로 커져 있는 코선반을 축소해준다. 다만 이때도 코 안의 정상적인 생리작용이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지나친 절제나 조작을 삼가고 건강한 점막을 최대한 잘 보존해야 한다.

매부리코의 교정 혹은 뭉툭한 코끝을 날렵하게 만들어주려다가 코연골을 지나치게 절제해 코밸브의 기능을 해친 경우는 다른 연골의 이식이나 봉합술 등으로 약해진 코밸브의 기능을 보완해 준다. 결론적으로 코 수술 후 발생한 기능적 문제(코막힘, 후각 장애)는 연조직(피부, 점막)이나 골격(코뼈, 코연골) 문제다. 그렇지만 그 원인이 어느 한 가지로 특정된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복합적인 원인이 많은 만큼 수술 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한 후 그에 맞는 교정수술을 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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