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교수 논란’ 늑장대응 의혹…“대구예술대 뭐했나”

  • 마준영,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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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8 07:27  |  수정 2017-09-28 11:14  |  발행일 2017-09-28 제9면
■ 학생들 뒷북조사 울분 호소
대자보 부착 2달 넘게 조치안해
“진상조사도 형식적으로 끝내
수년간 고통…학교 원망스러워”
20170928


[칠곡] 대구예술대 교수의 갑질 논란(영남일보 9월19·20일자 9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학 측이 이 문제와 관련해 늑장 대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당 교수와 관련된 논란을 사전에 감지하고도 대학 측이 그동안 눈을 감았다는 주장도 제기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오랫동안 B교수의 갑질에 시달렸지만 학교는 학생을 위해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며 대학 측을 원망했다.

이 대학 A학과 학생들이 학내에 B교수의 갑질 행위를 고발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처음 붙인 건 여름방학 전인 지난 6월20일이다. 하지만 대학 측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를 시작한 건 방학이 끝난 후인 지난 8월 말이다. 대학 측이 B교수와 관련된 논란을 인지했음에도 두 달 이상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진상조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진술할 내용이 많은데 조사위원은 학생 한 명당 몇 가지 질문만 하고 끝내버렸다”며 “대학에서 형식적으로 조사를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만약 학교 측에서 조사를 빨리 진행해 해임이나 징계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면 지금처럼 사태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A학과 학생 상당수는 학교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입을 모았다. C군은 “수년간 학생들이 고통을 당했지만 학교가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결국 학생들이 나서야 했고, 그것으로 지도교수에게 고소를 당하는 일까지 겪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재학·졸업생 탄원서를 모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낸 것도 학교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한편 영남일보는 앞서 B교수 진상조사에 대한 대학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대학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이 대학 교무처 관계자는 “B교수 갑질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용을 공개하기는 힘들다”며 “공문이나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판단 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영남일보는 대구예술대에 B교수 진상조사와 관련된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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