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근대 시각예술가 조희룡의 서화관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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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30   |  발행일 2017-09-30 제16면   |  수정 2017-09-30
최초 근대 시각예술가 조희룡의 서화관
우봉 조희룡//이선옥 지음/ 돌베개/ 392쪽/ 3만원

뛰어난 문장가이자 전문 예술가의 삶을 살다간 우봉(又峰) 조희룡(1789~1866)의 독특한 생애와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19세기라는 변화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문인 예술가의 모델을 창시한 선구적 개인으로서 조희룡을 조명한다.

그는 19세기 중인들의 전기집 ‘호산외기(壺山外記)’를 최초로 엮어냄으로써 일반 백성으로서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드러냈다. 다수의 시와 문장을 통해 내면세계를 가감 없이 표출하였으며, ‘수예론(手藝論)’ 등 기존에 없던 독보적인 서화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화가로서 그는 사군자와 괴석 그림에 특히 능했다. 그 가운데서도 ‘매화 화가’로 불릴 만큼 매화를 좋아하고 잘 그렸으며, 파격적인 매화 그림으로 당대를 풍미함은 물론 매화 그림의 역사를 새로 썼다.

조희룡은 추사 김정희에게 서화를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김정희의 복심(腹心)으로 억울한 유배를 다녀오기도 했다. 말년에는 김정희의 복고적이고 보수적인 성향과 대비되는 매우 새롭고 독창적인 예술관으로 중인층의 문예계를 주도했다. 19세기 문예계에서 그의 영향력과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기록으로, 조선시대 서화가들의 인명사전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을 쓴 오세창은 그를 ‘묵장의 영수’, 즉 ‘먹을 다루는 세계의 우두머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하고 스스로 예술가로서의 자부심이 넘쳤던, 최초의 근대적 시각의 전문 예술가였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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