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다사읍 한 저수지 위로 흰 국화가 놓여 있다. 이곳은 지난 1월, 친구들을 구하려다 숨진 중학생이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현장이다. 이 영웅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며, 얼음 위에 놓인 꽃들은 그 숭고한 용기와 희생을 상징한다. <영남일보 DB>
영남일보 단독·연속보도가 대구시 '의로운 시민' 제도 개편의 계기를 만들었다. 본지는 지난 1월 13일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다 숨진 달성군 중학생 희생을 단독 보도한 이후 사고 전말과 구조 과정, 의사자 예우 필요성, 제도적 미비점, 안전관리 문제 등을 잇달아 보도하며 공론화를 이끌었다. 이후 지역사회 여론과 정치권 논의가 맞물리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예우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결국 조례 개정으로 이어졌다.
하중환 대구시의원(달성군1)이 제316회 임시회에서 대표 발의한 '의로운 시민 등에 대한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 23일 문화복지위원회 안건 심사에 통과했다. 이로써 내달 2일 본회의 최종 의결을 앞두게 됐다.
이번 개정은 지난 1월,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저수지에서 친구 4명을 차례로 구조한 뒤 숨진 중학생 A군의 사건을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 A군의 숭고한 행동은 '중학생 영웅'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과 지역사회에서 큰 울림을 일으켰고,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개정안은 국가로부터 '의사자'로 인정받은 경우, 시의 별도 심의를 생략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한 희생의 정도와 공적 수준에 따라 위로금 지급 기준을 세분화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현재 A군은 보건복지부의 의사자 지정 심사를 받고 있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별도 절차 없이 곧바로 '의로운 시민'으로 예우받게 된다. 하 의원은 "국가가 인정한 의로운 행위에 대해 지역이 이중으로 절차를 요구하는 건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며 "시민의 희생에 제도가 빠르게 응답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의로운 시민' 제도는 타인의 생명이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큰 피해를 입은 시민에게 예우와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그간 대구시는 해당 제도의 지정 기준과 보상 체계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번 개정은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한 소년의 죽음은 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영남일보는 사고 직후부터 그의 희생이 남긴 질문을 좇았다. 왜 이런 죽음이 반복되는지, 왜 의로운 행동을 기리는 제도는 제때 작동하지 않았는지, 왜 위험은 방치돼 있었는지를 잇달아 짚었다.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3] 친구 살리고 떠난 중학생 영웅
13일 오후 5시 19분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에서 중학생 2명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중학생 1명이 숨졌고, 다른 1명은 저체온증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저수지 인근에는 중학생 등 11명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주민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학생들이 저수지 내에서 놀던 중 얼음이 깨지며 총 6명이 물에 빠졌다. 이 중 숨진 A군은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조하고자 맨몸으로 물속에 뛰어들어, 4명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물에 남아 있던 마지막 친구를 구하기 위해 낚싯대를 이용해 구조를 시도하던 중, A군은 물에 빠져 끝내 가라앉았다. 구조 당시 물에 빠졌던 학생들 중 한 명은 "나도 물에 빠졌지만, A군이 나를 구해줬다"고 밝혔다.
A군은 친구들을 구조하기 위해 끝까지 힘을 다했으나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구소방안전본부의 구조 작업은 사고 발생 약 1시간 후인 오후 6시 18분쯤 마무리됐다. 최종 현장 수습 완료는 오후 7시43분쯤 됐다.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4] 저수지 놀러갔다가 참변…물에 빠진 친구 4명 구하고 떠난 중학생
13일 오후 5시 19분 대구 달성군 한 저수지에서 중학생 물에 빠진 친구 4명을 구하고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주변 증언에 따르면 중학생 11명은 이날 얼어붙은 저수지에서 놀던 중 얼음이 깨지며 1명이 빠지게 됐다. 이를 구하고자 뛰어들었던 학생 5명이 빠지면서 총 6명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A군은 맨몸으로 뛰어들어 4명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남은 한 명은 나뭇가지와 낚싯대 등을 이용해 구조하던 중 물에 빠져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본부가 1시간여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A군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저수지는 등산로와 인접해있고 운동기구 등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구명 장비나 위험 안내문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4] 중학생 영웅…"의사자로 예우해야"
저수지에 빠진 친구 4명을 구한 뒤 숨진 대구 달성군 다사읍 한 소년 (14) 영웅의 '숭고한 희생'이 알려지면서, 친구들과 지역 사회에선 소년이 의사상자로 예우받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학생은 지난 13일 오후, 저수지에서 얼음이 깨지며 물에 빠진 친구 4명을 차례로 구조했다. 그는 마지막 친구를 구하기 위해 낚싯대를 이용해 구조를 시도하던 중 물속으로 빠졌고, 끝내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친구들과 목격자 등은 "친구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은 진정한 영웅"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중학생은 영남일보에 "정말 착한 친구였다. 빠른 시일 안에 '의사상자'로 예우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중학생은 "그 친구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며 "의사상자 예우는 물론, 그의 부모를 위한 사회·의료적 도움도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사읍의 한 사회단체장은 "의사상자 예우는 충분히 받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예우를 받지 못한다면 지역사회단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행 의사상자법 제2조 2항을 보면 의사자(義死者)는 '직무 외 행위'로 구조행위를 하다가 숨지거나 부상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할 수 있다. 숨진 소년 영웅의 행동은 이 법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진이 진료 중 구조행위를 하다 숨진 경우엔 의사자로 인정되지 않지만, 이 소년 영웅처럼 비직무적 상황에서 타인을 구하려다 희생한 경우는 의사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의사상자 인정은 보건복지부가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달성군이 대구시를 통해 소년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예우하고자 직권으로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 인정 여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처리 기간은 통상 3~6개월정도 소요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달성군 중학생 사고 소식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의사상자 예우 및 인정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며 "달성군에서 관련 내용이 넘어오면, 검토해서 보건복지부로 전달하겠다"고 했다.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5] "친구야 걱정마, 구해줄게"…열네살 소년 세상 울렸다
찬 공기를 뚫고 들려오던 열 네살 소년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14일 찾은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저수지. 서리가 가득 내려앉았다. 전날 벌어진 비극을 기억하려는 걸까. 마지막 순간 소년이 가쁘게 뱉어낸 숨들이 차갑게 부서진 얼음 조각처럼 물 위에 떠 있다. 물속엔 또래 친구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소년의 마지막 순간이 어른거린다. 소년의 친구들과 경찰의 말을 종합해 당시 상황을 돌아본다. 소년의 용기를 반드시 기억해야 해서다.
그날 아침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다니는 학교는 다르지만 동네 친구로 끈끈한 우정을 쌓던 중학생 11명은 이날도 여느 때처럼 저수지로 향했다. 매년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붙는 이 저수지는 아이들에겐 최고의 놀이터였다. 이날도 친구들은 오전 내내 얼음 위에서 신나게 미끄럼을 타며 놀았다.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오후가 되자 날씨가 풀리기 시작했다. 오후 4시 56분쯤 아이들은 다시 저수지로 갔다.
장난을 치며 얼음 위를 마구 달렸다. 순간 갑자기 "쾅!" 소리가 나더니 얼음이 여러 조각으로 갈라졌다. 아이들은 순간 멈칫했지만, 이미 6명이 물속에 빠져 허우적댔다. 한겨울 물속은 숨이 막힐 정도로 차가웠다. 소년들은 당황했다. 반사적으로 얼음 가장자리로 손을 뻗었지만 부서진 얼음은 몸을 제대로 지탱해 주지 못했다. 금가는 소리만 계속 들릴 뿐. 다행히 A(중 1)군이 먼저 빠져 나왔다.
하지만 그의 눈은 물속의 친구들에게서 뗄 수 없었다. "거기 있어! 내가 구해줄게!" 곧바로 친구들을 향해 다가갔다. 미끄러운 얼음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며 물속으로 손을 내밀었다. 가까운 친구부터 힘껏 잡아당겨 얼음 위로 끌어 올렸다. "괜찮아! 걱정마! 너도 나갈 수 있어!"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젖은 손으로 얼음을 부여잡은 친구들은 간신히 물 밖으로 나왔다. A군은 조금씩 지쳐갔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손을 거두지 않았다. "한 명만 더…." A군은 물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친구에게 손을 뻗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근처에 있던 낚싯대를 들고 더 가까이 다가갔다.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얼음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갈라졌다. 차가운 물속은 그의 몸을 순식간에 삼켰다.
A군은 물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낚싯대를 내밀었다. 친구는 손을 뻗었고, 거의 닿을 뻔했지만 그 순간 A군이 물속으로 빠졌다. 오후 6시쯤 A군 부모가 한걸음에 저수지로 달려왔다. 이미 구조대가 도착해 작업 중이었지만, 물속에서 아이를 찾을 수 없다고 하자 부모는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는 입을 막고 흐느꼈고, 아버지는 한동안 물가를 바라보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구조 작업은 1시간20분 뒤 마무리됐다. 혹시나 했지만 A군은 숨진 채 발견됐다. 순간 현장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저수지는 조용히 얼어붙었다. 주민들은 A군을 "진정한 영웅"이라 불렀다. 부모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저수지를 떠났다. 눈에는 눈물이 한가득 고인 채. 주민들도 A군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추모의 꽃을 갖다 놓고 떠났다. 그리고….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죽었을 거야." 소년이 운다.
저수지에 빠진 친구 4명을 구하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열네 살 '소년영웅'이 다녔던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중학교의 운동장. 고인을 추모하는 운구 행렬이 16일 오전 운동장을 돌고 난 뒤 장지인 경북 성주군 선남면 우성공원묘원으로 향했다. 장태훈 수습기자.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5] 개인 소유가 만든 비극적 결과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저수지의 안전관리 부실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저수지에는 구명조끼나 튜브 같은 기본적인 안전 장비가 전혀 구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에 빠진 아이들이 구조에 사용했던 도구는 현장에 있던 나뭇가지와 막대기가 전부였다. 물조심 안내판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사고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시설물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저수지가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저수지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담당한다. 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서재2지 저수지는 개인 소유다.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것. 이 때문에 구명장비 설치 또는 안전 점검과 같은 필수적인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서재2지 저수지는 과거 수십 년간 마을 50여 가구의 상수도 및 농업용수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그 용도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낚시터로 방치돼 왔다. 주변에는 와룡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등산객들이 왕래도 잦았다. 하지만 저수지는 안전관리가 전려 되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었다.
저수지댐법 시행규칙을 보면, 위험 저수지에는 재해 예방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은 이를 점검하고 시정 조치를 내릴 의무가 있다. 하지만 개인 소유 저수지는 이같은 규제와 관리 대상에서 쏙 빠져있다. 이로 인해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졌지만 실질적인 관리와 예방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대구보건대 서혜진 교수(응급구조학과)는 "얼음 깨짐 사고는 반복적으로 발생해왔지만, 안전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위험 구역으로 지정하고 구명환과 경고 안내판 같은 기본적인 안전 장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5] 세상을 울리고 떠난 '달성 소년' 의사자 등록 추진…LG 의인상 추천도
물에 빠진 친구 4명을 구하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소년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소년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달성군에 따르면 중학생 A(14)군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인정 등록을 추진 중이다. 의사자는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자신이 피해를 입은 이들을 기리는 국가제도다. 달성군은 현재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다. 자료가 구비되면 대구시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의사상자로 인정 등록되면 국가적 예우를 받을 수 있다.
달성군은 이와 별개로 A군의 희생이 지역사회에 남긴 메시지를 더욱 빛내기 위해 'LG 의인상'도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A군의 의로운 선택은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희생 정신이 널리 알려지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사고 당시 친구 4명을 구한 A군이 마지막까지 구하려 했던 다섯 번째 학생은 저체온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15일 오후 2시쯤 서재리 저수지 사고 현장에서 만난 A군의 또 다른 친구는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친구 옷을 수거하기 위해 저수지를 찾게 됐다"며 "사고 당일 늦게 저수지에 도착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친구의 용기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저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6] '소년 영웅' 에 추모물결 쇄도
저수지에서 친구를 구하려다 숨진 중학생 A군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지역 사회단체장들이 잇따라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들의 메시지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A군이 보여준 용기와 사랑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사고 예방과 안전 대책 강화라는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의미가 더 깊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우리의 어린 영웅이 보여준 숭고한 희생은 진정한 우정과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며 희생 학생의 용기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어 "유가족들에게 대구교육가족 모두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며, 이번 사고가 남긴 가르침을 함께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최재훈 달성군수도 SNS를 통해 "위급한 순간, 친구를 먼저 생각한 숭고한 희생은 우리 사회가 결코 잊어선 안 될 고귀한 가치"라며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내 저수지와 위험 지역에 대해 철저하게 점검하고, 안전 관리도 강화하겠다"며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의 심리적·신체적 회복을 위한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손한국 대구시의회 의원도 SNS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지역구 의원으로서 황망할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김보경 달성군의회 부의장은 "고인의 희생은 단순 사고가 아닌 우리 사회가 본받아야 할 고귀한 가치의 상징"이라며 "이번 사고가 남긴 메시지를 잊지 않고 지역사회의 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달성 저수지 '중학생 영웅' 단독·연속 보도 25.01.16] 살아남은 친구는 무릎 꿇고 오열했다
저수지에서 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대구 달성군 중학생 A(14)군의 발인이 16일 엄수됐다. 이날 찬바람이 부는 학교 운동장은 고인을 추억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이들로 깊은 슬픔에 잠겼다. 오전 7시50분 계명대동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 행렬이 시작됐다. 고인 영정을 든 누나는 굳게 다문 입술로 울음을 삼켰다.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영정 옆을 따랐다. A군 친구들과 학부모, 교사, 주민 등 100여 명이 조용히 뒤를 따랐다. 사고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비탄에 젖은 행렬은 오전 8시10분쯤 A군이 다녔던 다사읍 서재리의 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영정이 운동장 입구를 지나자 가족과 친구들이 하나둘 따라 들어왔다. 영정 속 환하게 웃고 있는 고인의 얼굴은 주변을 더 구슬프게 했다. 운동장을 도는 동안 행렬에선 한숨과 흐느낌만이 들렸다. 사고 당시 물에 빠졌던 친구들은 영정을 바라보다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들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행렬이 운동장을 반쯤 돌았을 때였다. 한 친구가 무릎을 꿇고 "고마워"라며 오열했다. 다른 친구들도 눈물을 쏟으며 서로 부둥켜안았다. 운동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친구들이 추모의 마음을 담아 제작한 '히어로' 트로피와 대구시교육청·학교에서 전달한 표창장은 A군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증표로 남았다. 운동장을 돌고 난 뒤 고인의 영정은 영구차로 옮겨졌다.
"좋은 곳에서 행복해야 해.""잊지 않을게."
친구들은 영구차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오전 8시 30분 영구차는 장지인 경북 성주군 선남면 우성공원묘원으로 향했다. 영구차가 떠났지만 친구들은 한동안 운동장에서 발길을 떼지 못했다. A군은 우정과 용기의 상징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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