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상 분권과자치 동구사람들 상임대표
대구혁신도시가 발전하는데 핵심 고리가 될 '대구혁신도시 연계 도시철도망 구축안'(이하 구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대구시는 지난 6월 26일 '2026년~2035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도시철도 3호선을 수성구 용지역에서 동구 혁신도시까지 13㎞ 연장하는 계획안을 취소하고 2호선 고산역까지만 연장하는 계획안을 새로이 내놓았기 때문이다.
당초 이 구축안은 2015년 12월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었고, 2018년 7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승인 고시한 '2016년~2025년 대구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 기 수립된 사업이었다. 또한 대구시가 2018년 12월에 발표한 약 400쪽의 '대구혁신도시 발전계획'에도 이 구축안이 수록되어있고, 교통여건 개선전략으로 도시철도 3호선을 연장함으로써 수성의료지구, 신서혁신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대규모 개발 지구의 교통여건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대구신서혁신도시'를 소개하는 책자에도 지하철 3호선 연장계획을 수록하고, 대구도시공사는 최근까지 안심뉴타운을 분양하면서 도시철도 3호선(예정)이라는 홍보 문구를 넣어 기정사실화했다.
동구 주민들은 도시철도 3호선이 계획된 대로 수성구 용지역에서 2호선 고산역으로, 1호선 신기역을 거쳐 안심뉴타운 및 혁신도시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굳게 믿었고, 가까운 장래에 당연히 실현될 것으로 생각해왔다.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들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기업들 그리고 혁신도시 주민들은 3호선이 연장되어 지하철 1•2호선과 환승체계가 마련되면 대구혁신도시에 새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해 왔다.
하지만 대구혁신도시가 건설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현실의 혁신도시는 '도심 속의 섬'이 되어버렸다. 선거 때마다 동구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이 지역에서 출마한 후보들은 누구나 혁신도시의 고립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개선된 것이 별로 없다. 지난 2월 버스노선 개편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는 여전히 시내버스 노선 부족과 배차 간격 때문에, 연계 교통체계 미비 때문에 불만에 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도시에 연계된 도시철도망 구축안이 폐기된다면, 대구혁신도시의 발전을 포기하는 처사와 다름이 없다. 신서혁신도시에 품었던 장밋빛 미래와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의료 R&D클러스터에 기대했던 대구 먹거리의 꿈이 점점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경부고속도로로 가로막힌 혁신도시는 부도심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더욱 고립되고 그저그런 지역이 될 것이다.
이 조치는 최첨단 연구기관인 한국뇌연구원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연구원들을 실망시키고,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중앙교육연수원 등 대한민국 최고의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공직자들을 무시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혁신도시 주민들과 동구 주민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혁신도시를 살려야 한다'는 명제는 '혁신동' '안심' 그리고 '동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의 성장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이 점을 알기에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도시철도 3호선 연장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국토 균형 발전 방안의 하나로 공공기관의 2차 이전을 약속했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앞두고, 지금 상황을 그대로 두고서는 대구혁신도시의 성공은 더욱 어렵다.
이제상 분권과자치 동구사람들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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