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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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3   |  발행일 2017-10-13 제10면   |  수정 2017-10-13
[변호인 리포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합법적 형태로 회사를 개설한 뒤 2014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컴퓨터 100여대를 이용, 봇(BOT) 프로그램을 활용해 네이버 검색순위를 조작한 운영자 두 명에 대해 컴퓨터 업무방해죄로 구속기소하고, 직원들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했다. 봇 프로그램은 자동화된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복제 프로그램으로, 피의자들은 특정 단어를 반복적으로 조회하는 수단으로 사용해 네이버 검색순위를 조작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33억원 이상, 검색순위 조작을 의뢰하였던 이들은 성형외과, 치과의사, 음식점, 학원,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의뢰자와 피의자들을 연결한 중개업자가 대가로 2억원 넘는 돈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봇 개발자, 운영자, 브로커, 의뢰인 모두에게 중요 시장이 열렸던 셈이다.

이러한 행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누구이며, 재발방지책은 무엇인가.

검색어 조회로 시민의 삶은 획기적으로 변했다. 필요시 언제든 ‘동성로 맛집’ ‘팔공산 가볼 만한 곳’ ‘대구 변호사’ 등의 검색으로 자신의 목적을 최단기에 달성하게 됐다. 특히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고속인터넷망 사회로 접어든 최근 수년간 검색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시민은 차 안, 극장, 공원에서 편리하게 자신의 궁금증을 풀게 됐다.

이런 점을 노린 범인들은 허위정보의 입력 또는 기타 방법으로 의뢰자의 회사명을 검색 최상단에 노출시킨 것이다.

피해자는 조작된 네이버의 검색순위를 믿고 지갑을 연 시민과 네이버 양인이다. 다만 불특정 다수인 시민을 피해자로 공소제기하는 것은 사실상 피해자, 피해액 불특정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어 검찰이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제 수사와 공소제기를 통해 피해자는 네이버가 될 것이고, 피의자들은 네이버의 검색업무를 방해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형법 제314조 제1항),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정보·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케 했다고 보아 컴퓨터업무방해죄로 처벌될 것이다(동조 제2항). 심지어 법원은 포털사이트 운영회사의 통계집계시스템 서버에 허위 클릭정보를 전송해 검색순위 결정 과정에서 전송된 허위의 클릭정보가 실제 통계에 반영됨으로써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사건에서, 설사 실제 검색순위의 변동을 초래하지 않았더라도 본죄를 인정한 선례가 있다(대판 2008도11978). 한편 대판 2010도14607판결에서는 피해자를 네이버, 네이버의 스폰서링크 광고주 양인으로 본 사례가 있다.

앞으로 이 같은 대국민 기망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불법 수익에 대한 철저한 환수가 필요하다. 재산적 이욕범은 대체로 수익 전액 환수 시 범행동기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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