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형사변호사 자질, 실제사건의 관점에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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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4   |  발행일 2018-09-14 제10면   |  수정 2018-09-14
[변호인 리포트] 형사변호사 자질, 실제사건의 관점에서(1)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형사변호사의 자질은 첫째, 사람을 돈으로 봐서는 안된다. 사건으로 봐야 하고, 피의자가 겪고 있을 불이익과 두려움 해소를 위해 돕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첫 번째이자 마지막 자질이다. 돈을 좇을 경우 사건 선임도 처리도 모두 기이하게 흘러가게 되고, 변호 방식도 정석을 벗어나 불법적인 방법을 쓰게 된다. 종국적으론 변호사 자신이 피고인이 되고 만다.

변호사법위반죄의 죄인이 될 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사기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 담당재판부와 잘 안다거나 부장판사까지 한 경력을 들먹이며 반드시 보석으로 석방시킬 수 있다면서 수십 억원의 돈을 받은 사건에서 변호인은 높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둘째, 헌법 및 형사법규에 대한 조예(造詣)가 깊어야 한다. 변호인은 검사나 법관보다 형사지식에서 오히려 앞서야 한다. 일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법조문을 터무니없이 해석하거나, 일관된 법원의 태도와 합헌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태도를 알지 못하고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경우, 또 그러한 주장이 불채택될 경우 피고인의 양형에 미칠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미달된 실력의 대표적 사례다. 따라서 실력있는 형사변호인은 형사법규에 대한 정확하고 유기적인 해석이 가능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론과 판례를 두루 섭렵해야만 하는 것이다.

셋째, 형사변호사는 용기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수사변호든 재판변론이든 모두 타인의 지배영역에 들어가 자신의 의뢰인을 구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따라서 갖가지 수단을 쓰는 과정에서 사사로운 불쾌함은 의뢰인을 위해 참아야 한다. 이처럼 변호인의 책무를 잘 이해한다면 형사전문변호사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자질이 매우 특별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미투운동의 반대편에는 억울한 피의자·피고인들이 있다. 무혐의·무죄가 나온 사건 상당수에서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채 진술하거나 때로는 과장·왜곡을 시도하기도 한다. 필자가 변론한 몇 가지 사례를 보자.

(1)여성 A씨는 남자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2차 장소에 갔다가 그중 한 명으로부터 추행당했다고 주장했다. 피의자는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거짓반응까지 보였다. 얼핏 보면 A씨의 주장이 사실일 것 같다. 그러나 변호인은 피의자 B씨의 주장에 부합하는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고, 부합하는 진술과 관련 증거를 제출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택시기사 B씨는 술에 취한 여성 A씨를 태우고 출발했으나, 가는 내내 손님의 머리가 차 내부와 자주 부딪혀 매우 걱정이 됐다. 이를 방지하고자 B씨는 A씨의 좌석을 뒤로 젖혀 주었다. 그 과정에서 깨어난 A씨는 소리를 지르며 추행을 따졌다. B씨는 A씨의 당시 상태와 자신의 선의에 대해 하소연했다. 변호사는 객관적 시각에서 상황을 재구성해 무혐의 처분을 받아 주었고, B씨는 택시를 계속 몰 수 있었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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