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감-전교조, IB 교육과정 도입 놓고 충돌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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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1 07:30  |  수정 2019-01-11 07:30  |  발행일 2019-01-11 제6면
전교조 “철학적 논술 등 포함
불필요한 사교육 유발” 주장
교육청 “교육과정 틀만 제공
과정평가로 사교육 개입 최소”

전교조 대구지부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 도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교과 수준이 국내 교육과정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불필요한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IB가 국가교육과정과 거의 유사하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과정을 평가하기 때문에 사교육의 개입이 최소화된다고 반박했다.

IB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교육과정이다. 핵심 개념 탐구와 학문 간 유기적 통합을 통해 학습자 중심으로 운영된다. 서술형 평가 방식으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강 교육감은 지난 7일 2023년 IB 고교과정 첫 졸업생을 배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일방적 IB교육과정 도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측은 “교육부가 고시한 국가교육과정과 완전히 다른 과정을 운영할 때 생기는 혼란에 대해 시교육청은 어떠한 해법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등 일부 학원가에서는 이미 고가 사교육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며 “유럽 선진국 사례를 들어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장밋빛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학교 교사는 “교실수업개선도 제대로 안착되지 않았다는 것이 교사들의 중론인데, 해외 교육과정을 배워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IB 내용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일부 교과의 경우 철학적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논술과 토론을 해야 하는데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 게다가 등록금 이외에 납부해야 하는 비용이 적잖은 만큼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학생들의 선택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IB는 단순히 교육과정의 틀만 제공한다. 우리 교육과정과 충돌할 부분이 거의 없다. 평가 역시 수업 중 학생의 창의적 교육활동과 발표 등에 기반하기 때문에 사교육으로 교육성과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IB과정은 국내 교육과정의 인재상과 매우 닮아 있어 학생들이 접근하기 용이하다.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의 경우 저소득 가정 학생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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