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재판풍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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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02  |  수정 2019-03-02 07:46  |  발행일 2019-03-02 제10면
[변호인 리포트]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재판풍경 (끝)

앞서 삼성증권 직원들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죄와 컴퓨터 등 사용 사기죄를 살펴봤다. 검찰은 피고인들을 업무상 배임죄로도 기소한 바 추가로 살핀다. 피고인들은 삼성증권 직원으로서 배당오류 사고를 인지했다면 마땅히 사고수습사무 등에 협력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배하고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도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에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 배당오류와 연속된 피고인들의 본 건 매도행위로 삼성증권 주가가 개장 1시간도 안돼 전일 종가 대비 12%까지 급락한 점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맞고, 배임은 기수가 된다.

업무상배임죄는 범의가 외부에 표출되고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이 현실화하면 기수에 이른다. 대법원은 배임죄에 있어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시켰다.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피해가 회복됐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삼성증권이 피고인들을 대신해 결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 92억원 말고도 장래 투자자들이 주가하락 피해를 이유로 공동불법행위소송이나 사용자책임소송을 제기해 올 경우 입게 될 손해 역시 삼성증권의 손해액으로 볼 여지가 있다. 검찰은 주가하락으로 인해 손해 입은 일반 투자자가 최소 5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한편 피고인들은 결심재판 최후진술에서 “이익을 취할 생각이 없었다”고 변명했다고 한다. 이는 고의 부인 내지 범행동기 주장(우발성)에 해당한다. 그러나 검찰은 고의행위로 보고 있다. 특히 구속 피고인을 포함한 4명의 직원은 당시 회의실에서 네이버증권과 카카오스탁을 통해 주가하락 사실을 확인하고 정보를 공유해 범행을 저질렀다. 불구속 피고인 5명도 3억원에서 279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할 때 카카오톡 메신저로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러한 메시지는 피고인들의 고의, 암묵적·묵시적·순차적 공모를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다. 나아가 “빨리 팔고 회사를 퇴사하자" “판 돈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자"는 취지의 내용도 있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여 책임조각·감경 요소도 없는 사건이다.

법관이 판단해야 할 쟁점은 첫째가 고의, 둘째가 불능미수 내지 불능범, 셋째가 장애미수 내지 기수 판단일 수 있다(어디까지나 피고인 편에서 가정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첫째, 매도는 됐지만 실제 현금화하지 못했고, 현금화해 출금하기까지 2일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증권 전문가들인 피고인들이 몰랐을 리 없다. 이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범의, 즉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느냐. 둘째,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애초부터 범죄발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아 불능미수 감면을 해야 하느냐, 아니면 범죄발생의 위험성조차도 없었다고 보아 불능범으로 불벌 사안이냐는 점이다. 셋째, 삼성증권의 봉쇄 조치로 현금화하지 않았을 뿐 범죄완성이 가능했던 사안으로 보아 장애미수를 인정해야 하느냐, 아니면 매도의 성공만을 놓고 기수 책임을 지울 수 있느냐가 그것이다. 필자는 앞서 본 세 개 범죄 모두에 대한 고의 기수범이 맞다고 보지만 현재 이 사건과 같은 증권사 내 배당오류와 공격적 매도 사고는 선례를 찾기 힘든 특이 사건이어서 판결 결론이 주목된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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