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화재에 훼손…올 상반기 화폐 ‘2조3천억원’ 폐기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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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7 07:42  |  수정 2019-07-17 07:42  |  발행일 2019-07-17 제16면
새 돈 바꾸려면 총 483억 필요
1만원권·10원 손상 가장 많아
습기·화재에 훼손…올 상반기 화폐 ‘2조3천억원’ 폐기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직원들이 습기, 물 등에 손상된 화폐를 정리하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대구에 사는 권모씨는 아들 결혼자금을 세탁기 밑에 보관하다 물에 젖어 훼손된 1천264만원을 한국은행에서 바꿔갔다.

지난 1월에는 박모씨가 가정집 창고에 몰래 보관하다 습기로 부패한 돈 690만원을 교환한 사례가 있었다. 4월에 팔공산 인근 한 사찰에서 도둑이 불전함을 훔쳐 계곡에 빠트리는 바람에 물에 잠긴 돈 270만원을 해당 사찰 관계자 오모씨가 새 돈으로 교환했다.

재사용이 힘들거나 습기·화재로 훼손돼 한국은행이 폐기한 돈이 올해 상반기 2조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새 돈으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이 483억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를 보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2조2천724억원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2조2천399억원보다 325억원 늘었다. 장수로는 3억5천만장으로 전기 3억1천만장보다 4천만장 증가했다. 손상 화폐 가운데 지폐는 2조2천712억원(3억3천만장)이었다.

1만원권 지폐가 1억8천만장으로 가장 많았고, 1천원권(1억3천만장), 5천원권(2천만장), 5만원권(1천만장) 순이었다. 동전 중에선 10원짜리가 600만개, 100원짜리 470만개, 50원짜리 150만개, 500원짜리가 110만개 버려졌다. 폐기한 화폐를 모두 새 돈으로 바꾸려면 483억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서 돈이 오래 유통되면 재사용이 힘들 정도로 훼손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한은은 이를 폐기하고 새 화폐를 대신 발행한다.

화폐가 유통된 시간이 늘수록 훼손된 돈도 많아지기 때문에 손상화폐 폐기 규모 증가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에 의한 경우가 5억8천만원(39.5%)으로 가장 많았고 불에 탄 경우가 4억8천만원(21.4%)으로 뒤를 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불에 탄 지폐는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있는 면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불에 탄 상태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를 털어내지 말고 상자에 담아 운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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