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드론테러 배후로 이란 의심…트럼프 “군사 공격할 준비됐다”

  • 입력 2019-09-17 07:40  |  수정 2019-09-17 08:18  |  발행일 2019-09-17 제12면
■ 석유시설 피격 긴장감 고조
“범인으로 믿을 이유가 있어
사우디 소식을 기다리는 중
순항 미사일도 10발이상 발사
타격 각도등 예멘 가능성 낮아”
이란 “우리 아니다” 재차 반박
20190917
15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과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리야드에서 이슬람 협력기구(OIC) 외무장관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미국이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공격 배후를 자처한 가운데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어, 그동안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진 미·이란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과 관련해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북한의 괌 기지 타격 엄포 때에도 ‘locked and loaded’란 표현을 사용해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이 공격을 일으켰다고 사우디가 생각하는지, 우리가 어떤 조건 하에서 진행할지 등에 대해 사우디로부터 소식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며 단서를 달았다.

미국으로서는 언제든 군사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사우디가 드론 공격의 범인을 확증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이번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고, dpa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보복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올리기에 앞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며 아직은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진 않았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미국은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위성사진 판독과 수집된 각종 정보가 이란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모든 국가에 공개적으로, 그리고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격받은 사우디 시설의 개수와 드론이 시설을 타격한 각도 등에 근거할 때 드론이 예멘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은 낮고,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CNN에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 시설이 19곳인 반면 후티가 보유한 드론은 10대에 불과하다며 “무인기 10대로 19개 표적을 타격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위성사진을 보면 피습 시설은 한결같이 시설의 북서쪽 부분에 공격을 받았다"며 “(사우디의 남쪽에 위치한) 예멘에서 그렇게 하기는 다소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이 이란으로부터 무인기(드론)뿐만 아니라 미사일 공격까지 받았다고 미국 ABC뉴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ABC뉴스 선데이에 이란이 전날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하면서 순항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드론을 보냈으며, 공격에 사용한 드론 규모는 이미 알려진 10대가 아닌 20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공격에 이란이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 없다"고 재차 반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이런 주장은 수용할 수 없고 전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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