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포스코 근무형태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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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9   |  발행일 2019-11-19 제31면   |  수정 2019-11-19

포스코가 이번 주부터 사무직 직원과 현장 엔지니어들의 출·퇴근시간을 1시간씩 앞당기는 ‘8 to 5’ 근무제를 도입했다. ‘8 to 5’근무제는 현재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는 지난 9월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하면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대상 직원은 포스코 임·직원 1만7천여명 중 24시간 가동되는 현장직원 6천500명을 제외한 1만여명이다. 포스코 직원들의 출·퇴근시간이 1시간 빨라지면서 포항경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영화관, 취미교실 등 여가시간과 관련한 업종은 호황이 예상되고 있는 반면 음식점, 유흥업소, 쇼핑몰 등의 업종은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다.

포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포스코 직원들의 근무제 변경은 지금까지 포항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포스코는 2011년 제철소 현장근로자들을 대상으로 4조3교대를 없애고 4조2교대를 도입했다. 4조2교대는 휴일과 관계없이 12시간씩 4일 일한 뒤 4일 쉬는 근무형태다. 4일 연속 휴무로 여행과 여가활동은 늘었지만 기대와 다르게 포항지역의 외식과 쇼핑업계 매출은 크게 줄었다. 또 장시간 근무와 4일 연속 휴무로 산재 사고 발생이 늘어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생겼다. 이를 개선해 2015년에는 12시간씩 이틀 쉬고 이틀 일하는 신(新)4조2교대 근무제를 도입했다.

포스코는 이번 상주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근무형태 변화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포항과 광양의 제철소는 출·퇴근이 서울처럼 오래 걸리지 않아 원래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퇴근시간도 앞당겨 저녁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에 매진하고 가족과 더 많은 여가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하는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번 근무제는 계열사와 협력사뿐 아니라 포스코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포항철강공단 단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와 포항상공계는 침체에 빠진 도심상권이 살아나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제철소 교대근무자들의 4조2교대 도입 때처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퇴근 후 직원들이 부산 대구 울산 등 인근 대도시로의 이동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요소도 있다. 포항시와 포항상공회의소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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